올해는 좀 조용하려나…주총 앞두고 대한한공 ‘불안’ 아시아나 ‘안도’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7-03-20 16:08 수정일 2017-03-20 16:21 발행일 2017-03-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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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오는 24일 주총을 앞둔 대한항공의 경우 작년과 마찬가지로 소란스러운 주총이 예상돼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양사 모두 지난해 시끄러운 주총으로 곤욕을 치뤘던 상황에서 올해 한쪽은 다소 조용하고, 한쪽은 여전히 불안한 주총 분위기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년 아시아나항공의 정기 주총에 참석해왔던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로 지분 12.61%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월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총에서도 3명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참석시켜 경영 상태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2009년부터 시작된 금호가(家)의 형제간 분쟁 여파로 당시 금호석유화학 측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제1호 의안인 재무제표 승인 안건을 상정하자마자 악화된 실적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하지만 지난해 말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법적소송을 일단락, 화해모드를 취함에 따라 올해 주총장은 다소 조용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주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참석했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양측이 화해한 만큼 금호석유화학측에서도 더 이상 크게 신경쓰는 것 같진 않다”며 “또 양측이 화해하기로 한 만큼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도 싶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이달 24일 정기 주총을 앞둔 대한항공의 경우 작년과 마찬가지로 소란스러운 주총이 예상돼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올해 사장으로 승진한 조원태 사장이 첫 의사봉을 잡아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임금협상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조종사 노조가 이날부터 2차 파업을 예고, 주총장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원태 사장 체제로 자리잡은 뒤에도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주총이 열리는 24일 오전에는 본사 앞에서, 오후에는 인천공항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해 3월 열린 주총에서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으로 소란스러운 주총을 경험했다. 당시 주총에 참석한 이규남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과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이 매 의결 건마다 설전을 벌이는 등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사측과 조종사 노조는 주총을 사흘 앞둔 이날에도 임금교섭을 통해 협상점을 찾을 계획이지만, 1년 이상 끌어온 협상에서도 의견차를 좁히기 힘들었던 만큼 극적인 타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양사 모두 수 년간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주주들의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 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5년, 8년째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꺼번에 바뀌는 것은 어렵지만 점차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아직 그럴만한 여건이 아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