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노인은 춘래불사춘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
입력일 2017-03-21 07:00 수정일 2017-03-21 07:00 발행일 2017-03-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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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_박병모병원장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계속 이어진다는 뜻을 가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중국 전한 시대 궁녀였던 ‘왕소군’은 절세미인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흉노와의 화친에 의해 왕소군은 흉노왕에게 시집을 가게 됐다. 이를 두고 당나라 시인 ‘동방규’는 왕소군의 슬픈 사연을 그의 시 <소군원>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좋은 시절이 왔지만 마음의 봄은 찾아오지 않음이다. 

춘래불사춘은 비단 왕소군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노년층에게도 3월은 아직 마음의 봄이 찾아오지 않은 계절이다. 봄에는 무릎관절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2월에서 3월로 넘어갈 때마다 무릎관절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15%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환자 3명 중 2명(66.8%)은 60세 이상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겨울 동안 활동량이 적어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한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그 중 노년층의 대표적인 무릎관절 문제로는 퇴행성관절염이 꼽힌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이러한 퇴행성 변화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따르면 관절염 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 3명 중 2명(67.2%)은 여성이다.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은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행성 변화가 진행돼 가벼운 외상으로도 무릎관절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우선 평소 무릎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이 1㎏ 증가하면 무릎 관절에는 4~7배 가량의 부하가 걸려 무릎연골 손상을 재촉하게 된다. 다음으로 꾸준한 운동도 필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무릎관절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주변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좋다. 수영 등 수중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오래 서 있거나,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오랜 시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노년층에게 고한다. 꽃 피는 봄이 오면 우리 모두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야 한다. 소중한 무릎관절을 지킬 수 있도록 생활 속 관리요령을 꼭 실천하자.

박병모 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