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안 나와요”…경매시장은 당분간 ‘찻잔 속 태풍’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7-02-16 07:03 수정일 2017-02-16 09:06 발행일 2017-02-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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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법정
지난해 12월 서울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의 모습. (사진=권성중 기자)

지난달 낙찰가율이 대폭 떨어지며 경매시장이 달아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특히 주거시설은 별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기준 2월 경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3.0%를 보였다.

지난달 71.6%를 기록하며 작년 12월(77.9%) 대비 대폭 떨어진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최근에는 지난달 낙찰가율을 두고 “올해 경매물건이 쏟아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현 시점에서는 올 한 해 경매 진행건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특히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으며 전체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아파트 등 주거시설의 경우 경매 물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전체 경매 낙찰가율이 6.3%포인트 떨어진 것에 비해 주거시설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88.3%)보다 0.9%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2월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이날까지 87.8%로 1월과 큰 차이가 없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올 들어 한 달 만에 토지와 상업·공업시설 낙찰가율의 폭락 영향으로 전체 경매 지수가 내려갔지만 이는 단순한 기저효과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저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경매물건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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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2017년 1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법원경매 진행건수 증감 추이.(자료=금융감독원·지지옥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 2013년 2월 0.94%로 2012년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마지막 통계인 작년 12월 0.19%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역대 최저치인 기준금리(연 1.25%)를 수 차례 동결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모건스탠리가 한은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해 연 0.50%까지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아 저금리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지옥션은 주담대 연체율과 경매 진행건수의 상관관계가 8개월의 시차를 두고 이뤄진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연체된 여신에 대한 경매집행에 2개월, 진행일자가 잡히는 데 평균 6개월여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한 분석이다.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부동산이 경매로 나오는’ 구조인 것이다.

실제 연체율이 최고점이던 2013년 2월부터 8개월 이후인 10월 경매 진행건수는 2만523건으로 최고수준이었다. 연체율 하락세에 따라 올해 1월에는 9398건으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