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장’ 한토신·‘급속성장’ 한자신, 올해 신탁업계 1위 놓고 '한판 승부'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7-02-15 13:30 수정일 2017-02-16 18:55 발행일 2017-02-16 18면
인쇄아이콘
18면_한국토지신탁·한국자산신탁영업이익율추이

부동산 신탁업계 ‘부동의 1위’, 한국토지신탁을 한국자산신탁이 바짝 뒤쫓고 있다.

꾸준히 호실적을 내고 있는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보다 한국자산신탁(한자신)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토신의 지난해 매출은 1779억원, 영업이익은 11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8.6%, 28.1% 늘었다.

같은 시기 한자신은 매출 1364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한토신에 비해 적지만 2015년보다 각각 43.1%, 64.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한토신 64.0% △한자신 70.5%로 한자신이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KakaoTalk_20170216_171908379-vert
매년 영업이익률 추이는 두 회사의 성장세를 잘 나타내고 있다. 한토신이 △2014년 56.4% △2015년 64.5% △2016년 64.0%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것에 비해 한자신은 △2014년 49.3% △2015년 61.2% △2016년 70.5%로 가파른 성장 폭을 보였다. 

특히 양사 모두 지난해 7월 이틀 간격으로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본격적인 ‘덩치 부풀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작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선으로 부동산 신탁사들이 도심정비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되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사업영역이 확대되면서 ‘지키려는 자’ 한토신, ‘추격하는 자’ 한자신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신탁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작년부터 사업 진출이 가능하게 된 도심정비사업과 뉴스테이 등 영역에서 두 회사의 수주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머지 않아 주요 수익모델인 신탁사업보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토신과 한자신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명일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사업권을 놓고 14일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맞붙었다. 2400가구에 달하는 이 단지는 신탁방식 재건축으로 추진돼 두 회사는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정비사업 수주를 본격화하기 위해 한토신은 기존 1개 팀이던 ‘도시재생팀’을 2개로 늘리고 인원 역시 8명(기존 4명)으로 늘렸다. 한자신은 정비사업를 전담하는 ‘도시재생사업실’뿐 아니라 회사 내 13개 팀 모두 수주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는 총 11개의 부동산 신탁사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역대 최초로 신탁업계 수주실적이 1조원(1조865억원)을 넘어서는 등 급격히 사업이 활발해지며 한토신과 한자신, 두 회사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기간 한자신이 2270억원, 한토신이 1756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신탁업계 수주 실적의 약 40%를 책임졌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