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동산앱 양대산맥 ‘직방·다방’, 2년 새 광고비 2배 ‘껑충’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7-02-09 07:03 수정일 2017-02-09 07:03 발행일 2017-02-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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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다방
직방과 다방의 광고 사진. (사진제공=직방·스테이션3)

O2O(Online to Offline) 부동산 서비스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직방과 다방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개업공인중개사들의 매물 ‘광고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만에 ‘상전벽해’가 벌어진 중개업계 탓에 개업공인중개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매달 광고비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9일 본지가 직방(직방)과 스테이션3(다방)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한 달 기준 최소 10개 매물에 대한 광고를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 상품의 광고비 책정 역시 매물 10개 단위로 이뤄진다.

직방은 5개, 다방은 4개 종류의 광고상품을 제공한다. 양사의 기본 상품인 ‘일반 매물 상품’(과밀지역 기준)의 가격은 2년 전인 2015년 2월 기준 △직방 16만5000원 △다방 5만원이었다. 이달 기준으로는 △직방 26만원 △다방 14만3000원의 광고비가 책정됐다. 2년 만에 직방은 36.5%, 다방은 65%의 광고비를 인상한 것이다.

기본 상품의 광고비 인상률은 다방이 더 높지만 가격은 직방이 월등히 높다. 이달 현재 가장 비싼 상품인 ‘지하철역 상품’의 서울 강남역 기준 가격은 △직방 92만4000원 △다방 44만원이다. 단 한 달 분 가격이다.

이에 직방 관계자는 “현재 자사가 부동산 O2O 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비 자체가 높아 보일 순 있지만, 이에 따른 광고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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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다방의 앱 누적 다운로드 수, 협력 공인중개업체 수. (자료 : 직방·스테이션3)

업계 관계자들은 양사가 이처럼 인상한 광고비가 ‘마케팅전(戰)’에 투입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현재 직방은 가수 설현과 배우 서강준을, 다방은 가수겸 배우 혜리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직방과 다방이 진행하는 매스 미디어 광고에는 연간 30억~60억원의 예산이 사용될 것”이라면서 “각 사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직방과 스테이션3는 연간 마케팅 비용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투입될 비용은 점점 늘어나지만 양사의 수익모델은 ‘매물 광고비’로 한정돼 있기에 모든 부담이 개업공인중개사들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광고에 대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는 탓에 개업공인중개사들은 고정적으로 광고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동의 한 개업공인중개사는 “매물 문의전화 2건 중 1건은 직방 또는 다방을 통해 오고 있다”며 “광고 덕분에 매출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광고비로 월 100만원 가량을 내고 있어 사실상 순이익에는 변화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광고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중개업소 규모를 키워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고 더 많은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는데, 그러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직방·다방의 광고비 인상이 계속된다면 양사, 개업공인중개사 모두가 손해를 입는 ‘치킨게임’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매출 증가 규모보다 광고비 지출 규모가 커지게 되면, 매물 광고를 끊고 폐업에 이르는 중개사무소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고객을 잃는 회사 역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 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경우 90% 이상의 중개사무소가 직방·다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 앱에 광고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가 돼버렸기 때문에 개업공인중개사들의 부담은 커져만 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