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본격 '양극화' 돌입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7-01-24 11:32 수정일 2017-01-24 16:03 발행일 2017-01-25 18면
인쇄아이콘
디에이치 아너힐즈 현장사진 (4)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분양된 ‘디에이치 아너힐즈’ 견본주택의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급격히 가라앉은 수도권 분양시장을 이끌 양대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발표된 11·3 대책으로 ‘단타매매’를 노리는 투자수요의 진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건설사들의 ‘실수요자 모시기’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 예정인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7만8767가구(재건축 3만9002가구·재개발 3만9765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만5356가구보다 3만3000여가구 이상 많은 물량이다.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이 29만8331가구로 지난해 대비 20.6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작년 두 배 수준의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지만 연초 청약성적을 보면 올해 분양사업 진행이 수월하진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유년 마수걸이 분양물량이었던 서울 서초구 방배3구역 ‘방배아트자이’는 지난 10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9.8대 1, 최고 32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청약 마감됐다. 언뜻 보면 좋은 성적을 기록한 듯 보이지만, 지난해 11·3 대책 발표 이전에 분양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청약 성적과 비교해보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작년 8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평균 경쟁률 100대 1, 최고 1198대 1로 1순위 청약을 마친 바 있다.

실제 방배아트자이는 당초 3.3㎡당 평균 4000만원 이상의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분위기를 반영, 4000만원을 넘지 않은 3.3㎡당 3798만원에 공급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공급물량이 많은 탓에 입지와 분양가 등 요소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다수의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분양을 경험한 한 분양대행사 고위 관계자는 “11·3 대책뿐 아니라 미국의 금리 인상,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심리가 바닥을 찍은 상황”이라면서 “조금이라도 싼 분양가, 좋은 입지에 수요가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일반분양 가구 수가 많은 단지 역시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올해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일몰되는 탓에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조합 측이 일반분양가를 이전보다 높게 책정하려는 심리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일반분양분을 처분해야 하는 단지들이 한정된 수요를 끌어 모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경고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