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대책의 힘?...정유년 첫 강북재개발 분양에 '실수요자' 북적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7-01-15 15:36 수정일 2017-01-15 15:50 발행일 2017-01-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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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마련된 ‘신당 KCC스위첸’ 견본주택 전경. 눈발이 휘날리는 날씨에도 방문객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권성중 기자)

“11·3 대책 이전엔 분양을 받고 싶어도 어디든 경쟁률이 높아서 당첨이 어려웠는데, 이제는 구매를 원하는 사람만 청약을 하게 돼 당첨 확률이 높아졌어요.”(‘신당 KCC스위첸’ 견본주택 방문객 방모(44·여)씨)

2017년 첫 강북 재개발 분양현장이 실수요자들의 청약 열기로 뜨겁다. 지난 13일 방문한 서울 용산구 ‘신당 KCC스위첸’ 견본주택은 기록적 한파와 날리는 눈발에도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지상 2층으로 지어진 견본주택은 안내요원들과 방문객들의 질문세례로 떠들썩했다.

15일 KCC건설에 따르면 이 단지 견본주택에는 주말 3일간 9000여명의 예비 수요자들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서울 중구 신당동 신당11구역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176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45~84㎡ 104가구가 일반에 분양되는 소규모 재개발 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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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신당 KCC스위첸’ 견본주택에 마련된 청약 상담석의 모습. (사진=권성중 기자)

견본주택 내부는 열기로 가득했지만, 지난해 강북지역 재개발 아파트들의 분양 당시 모습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실수요자’로 가득한 청약 상담석이 먼저 눈에 띄었다. 상담석에 앉은 예비 청약자들은 “웃돈이 얼마나 붙을 것 같느냐”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으레 견본주택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어야 할 ‘떴다방’(이동식 공인중개업소)도 보이지 않았다. 상담을 마치고 일어선 방문객 김모(38)씨는 “시세 차익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물론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좋겠지만 집을 구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이 단지 분양대행사인 신림C&D의 황동성 본부장은 “9000여명에 불과한 방문객에서 볼 수 있듯 지난해 강북 재개발 분양 당시보다 적은 수요자들이 견본주택을 찾은 것”이라며 “청약 경쟁률 역시 이전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겠지만, 계약은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3 대책 이후 미국 금리 인상, 대출 문턱 강화 등이 발표되며 분양권 ‘단타 거래’를 위해 청약하는 투자수요들의 진입이 제한될 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방모씨도 “정부 대책에서 재당첨 제한 같은 규제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수요자들에게는 아무런 심리적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분양관계자들은 이 단지 분양 과정 및 성적이 올해 강북 재개발 아파트 분양 분위기를 짐작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황 본부장은 “도시정비사업지 중에서도 그간 공급량에 따라 수요 여부가 많이 다를 것”이라며 “1000가구 이상 규모의 대규모 정비사업은 일반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