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금연효과 '도루묵'…줄었던 흡연인구 다시 늘어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7-01-12 14:51 수정일 2017-01-12 14:51 발행일 2017-01-1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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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경고그림 들어간 담배 판매 시작<YONHAP NO-1843>
담뱃값 인상 후 크게 줄었던 충청북도의 흡연 인구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의 한 편의점에 흡연 경고 그림이 들어간 담배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연합)

지난 2015년 담뱃값이 2000원 오른 직후 급격히 줄었던 흡연 인구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에 따르면 충북 11개 시·군이 작년 한 해 징수한 담배 소비세는 1302억원에 달했다.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되기 직전인 2014년(978억5500만원)에 비해 무려 33%(323억590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1041억400만원)에 비해서도 25.1%(261억1000만원) 늘었다.

담배 소비세 징수액이 늘었다는 것은 결국 흡연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14년 한 해 동안 충북에서 팔린 담배는 1억5266만갑이다. 160만 도민 1인당 평균 95.4갑을 피운 셈이다.

담뱃값이 대폭 오른 2015년에 팔린 담배는 1억338만갑으로 전년보다 32.3%(4928만갑) 줄어 가격 인상에 따른 흡연량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듯 했다.

그러나 작년 판매된 담배는 2015년보다 오히려 25.1%(2593만갑) 증가한 1억2931만갑에 달했다. 1인당 흡연량이 2014년 95.4갑에서 2015년 64.6갑으로 떨어졌다가 작년 80.8갑으로 다시 늘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흡연량이 담뱃값 인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말부터 생생한 흡연 경고 이미지가 담긴 새로운 담뱃갑이 보급되지만, 흡연율을 떨어뜨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3000~4000원에서 비싸게는 몇 만원씩 하는 담배 케이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흡연 경고 이미지가 붙은 담뱃갑을 보급해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 정책이지만 곧바로 무력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방 재정에는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담뱃값 인상 이후 주춤했던 흡연량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금연 확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