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조용한 사치 ‘립스틱 효과’

박민지 기자
입력일 2017-01-12 07:00 수정일 2017-01-12 07:00 발행일 2017-01-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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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의 완성, 립스틱! 경제 불황기의 상징이 되었다는데요. 무슨 말일까요?

공들여 화장 한 후 마지막으로 립스틱을 바르면 생기가 돌면서 비로소 미모가 완성된다고 합니다. 립스틱은 여성에게 아름다움의 상징입니다.

1차 세계대전 후에는 여성해방 역사의 상징이 됐습니다. 전쟁으로 남성들이 징집되면서 미국 여성들은 참정권을 요구했고, 시위를 하면서 립스틱을 짙게 바른 겁니다.

지금 립스틱은 경제적 상징이 되었습니다. ‘불황’을 나타내는 지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산업별 매출통계를 분석하던 경제학자들은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경제는 끝도 없이 나빠지는데 립스틱 매출은 오르고 있었죠. 이런 기현상을 ‘립스틱 효과’라고 부릅니다.

경제 불황기에 소비만족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사치품은 판매량이 증가하는 특이한 소비패턴입니다. 대표적으로 립스틱과 넥타이가 그렇습니다.

불황으로 실질소득이 줄면 고가품을 사기 어려워집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화려한 립스틱으로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여성 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립스틱 효과’라는 말은 원래 립스틱만 발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이 됐습니다. 하지만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절부터 의미가 변했죠.

대표 립스틱 브랜드 에스티로더는 ‘립스틱 지수’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했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는 전 세계에서 립스틱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

‘립스틱 효과’를 두고 형편에 맞춘 작은 사치로 ‘합리적 소비패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호황기 소비만족도를 불황기에도 쉽게 떨치지 못하는 사치심리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5만원, 50만원, 500만원…?

언제 무엇을 사든, ‘내 지갑 사정’을 고려해 구매할 때, 비로소 합리적 소비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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