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열풍’ 증권사 3년새 일자리 13% 급감

최은화 기자
입력일 2017-01-09 08:55 수정일 2017-01-09 08:55 발행일 2017-01-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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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MTS 주식거래 형태 변모 및 지점 통폐합 영향
통합 KB증권·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 등 인력감축
증권업계에 인수합병(M&A) 열풍이 일면서 3년 사이에 증권사 직원들의 일자리가 13% 감소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직원 수는 지난해 9월 말을 기준으로 3만5920명으로 조사됐다. 3년 전(4만1222명)보다 13%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5302명이 증권업계를 떠났다.

증권사 직원이 가장 많았던 2011년 말(4만4060명)과 비교해 18%(8140명) 줄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으로 주식거래 형태가 바뀌면서 온라인 형태의 주식거래가 늘어난 탓이다. 또 오프라인 고객이 줄자 자연스레 증권사가 지점 통폐합을 하면서 직원들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실제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모바일거래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엄지족’의 비중은 처음으로 30%대를 넘었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최근 몇 년 사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을 꾀하는 증권사의 M&A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12월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을 의결해 지난 2일 통합사인 KB증권으로 출범했다. 이를 계기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지난해 각각 50여명, 170여명의 직원에게 희망퇴직은 받았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현재 구조조정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 내부에서 직원 감원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분위기다.

하이투자증권도 지점 축소와 인력감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 중 하나다.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원활한 매각을 위한 영업지점 축소와 인력 감축 가능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리츠종금증권에 피인수된 아이엠투자증권은 당시 희망퇴직으로 40여명의 직원을 떠나보냈다. 비정규직 직원 20여명도 회사를 떠났다. 같은 해 말에는 계약이 만료된 아이엠투자증권 출신의 계약직 직원 50여명이 짐을 싸는 등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그룹 전체가 흔들려 짐을 싼 증권사 직원들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2013년 9월 ‘동양 사태’로 풍파를 겪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 증권사의 직원 수는 1717명으로 3년 전(2531명)보다 814명이 줄었다.

최근 3년간 삼성증권(627명)·한화투자증권(623명)·대신증권(538명)·하나금융투자(206명) 등도 직원 수가 감소했다. 현대증권(현 KB증권)도 325명이 떠났다.

국내 영업점 수도 같은 기간 25% 가량 줄었다.

2013년 9월 말 기준 1562개였던 증권사 지점과 영업소는 지난해 9월 말 1179개로 1/4로 감소했다.

2013년 9월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지점은 각각 112개, 31개였는데 통합법인으로 바뀐 후 영업점수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88개로 크게 줄었다.

이 기간 유안타증권은 43개, 한국투자증권은 21개, 한화투자증권은 37개, 대신증권은 29개, 하나금융투자는 14개 지점을 감축했다.

최은화 기자 acaci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