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자율화 1년, 치솟는 보험료…車 보험 또 올라

정다혜 기자
입력일 2016-12-19 17:13 수정일 2016-12-19 17:57 발행일 2016-12-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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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상품자율화 시행 직후 잇달아 보험료 인상
자동차보험·실손보험 등 내년에도 보험료 오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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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험산업의 사전 규제를 대폭 줄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내놓은 ‘보험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신상품 경쟁 및 인터넷시장 급성장 등의 효과를 거둔 반면,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규제완화를 통해 보험사들의 경쟁을 촉진시켜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및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른 모습이다.

상품 자율화 이후 손해보험사들은 앞 다퉈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연말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사들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대형사들도 연달아 보험료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의 원인을 악성 손해율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 자율화 이후 기다렸단 듯이 인상된 보험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 차례 인상된 자동차보험료는 또다시 인상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악사손보, 흥국화재 등 중소형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한데 이어 대형 손보사들도 담보별 보험료 조정에 나선 것이다.

대형사들은 기본 담보의 보험료는 올리고 자기차량 손해 담보 보험료는 낮추는 방식으로 보험료를 조정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높은 손해율로 인한 보험료 인상은 실손의료보험에도 적용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실손보험은 전년 대비 평균 18%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은 내년에도 인상될 전망이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각 보험사에 내년 실손보험료 책정 기준이 되는 참조요율을 전달했다. 보험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사의 손해율 데이터 등과 함께 분석해 내년도 실손보험료 인상폭을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30대를 기준으로 남성은 15.5%, 여성은 15.0%의 보험료를 인상하는 참조요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주요 생보사들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통상적으로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이상 높아진다.

생보사들은 올해 4월 일제히 3% 안팎이던 예정이율을 2.75% 수준으로 조정한데 이어 10월, 2.50% 안팎으로 추가 인하했다. 손보사들도 내년 1월 비슷한 수준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할 것으로 알려져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반면 상품 자율화를 통해 올해 보험업계는 창의적인 이색상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치과치료에서부터 안과·이비인후과, 외모추상장해 등 외모관련 보장이나 결혼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에 대한 보장을 하는 등 이색상품을 선보였다. 그동안 가격과 상품 구조면에서 획일화 됐던 ‘붕어빵 보험’과 달리 보험 상품이 다양해져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틈새시장을 노린 이색보험 출시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창의적인 보험 상품 개발은 중소형사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 및 보험상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면서 “관련 통계가 쌓이지 않은 상황인데다 보장규모도 크지 않아 시장에서 얼마나 상품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다혜 기자 appl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