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급등 유탄 맞은 증권사…4분기 실적 '빨간불'

김민주 기자
입력일 2016-12-08 17:05 수정일 2016-12-08 17:08 발행일 2016-12-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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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Q 증권사 평균 당기순이익 전분기 대비 20%가량 감소 예상
시중금리 급등으로 채권 관련 대규모 손실 우려 확대
국내 증시 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까지 겹치며 실적 악화 불가피
여의도증권가
여의도 증권가.(연합)

시중금리 급등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채권 관련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데다 국내 증시 침체로 인한 거래대금 감소가 실적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거론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6개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삼성·NH·미래에셋대우·키움·한국금융)의 4분기 예상 당기순이익은 2945억원이다. 지난 3분기 3671억원에 비해 19.8%나 하락한 수치다.

이 중 한국금융지주는 876억원에서 512억원(-41.6%)으로 4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678억원에서 439억원(-35.2%), 키움증권은 431억원에서 317억원(-26.4%), 삼성증권 499억원에서 378억원(-24.3%)으로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는 4분기 순이익이 378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5.9% 감소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667억원에서 810억원으로 순익이 21.6%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재정확대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4분기 들어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당장 채권 관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36%에 마감했다. 한 달 새 31bp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도 49.2bp 급등했다.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의 기초자산이나 ELS(주가연계증권) 헤지를 위해 대규모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금리 상승하면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예상된다. 지난 3분기 말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액은 187조원에 달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일 증권사들에 “187조원의 채권 보유 금액이 금리 상승으로 대규모 손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헤지 포지션 조정이나 듀레이션 관리 등 선제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여기다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에 따른 거래대금 부진으로 위탁수수료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7조3866억원으로 6월 9조1184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19% 가량 줄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의 상승으로 증권사 자기매매관련 채권 평가 손실로 수익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변동성 확대로 4분기 증권사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주 기자 stella25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