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질 경매시장’…경매 투자는 내년이 적기

권성중 기자
입력일 2016-12-08 00:32 수정일 2016-12-08 00:32 발행일 2016-12-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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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올해까지 가계부채 연체율과 주거시설 경매진행건수 증감 추이. (자료=지지옥션)

올 한 해 잔뜩 움츠렸던 부동산 경매시장이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덩치를 불릴 것으로 보인다.

초저금리 기조로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올해 경매물건이 크게 줄었으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부채 연체율 증가 등으로 내년 하반기께 경매에 나오는 부동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암울한’ 주택시장 전망 때문이다.

7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이 금융감독원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과 법원경매 진행건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두 수치가 약 8개월 간격으로 등락폭이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로 낮춘 작년 6월 주거시설 경매진행건수는 5047건이었다. 8개월 뒤인 올해 2월에는 3354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 넓은 시점으로 보면 기준금리가 연 2.75%이던 2013년 10월 경매가 진행된 주거시설은 8509건, 낙찰률은 38.6%였다. 연 1.25%인 지난달 진행건수는 3079건으로 내려앉았고 낙찰률은 46.0%로 치솟았다. 이 기간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역시 80.0%에서 87.4%로 오르며 치열해진 낙찰 경쟁률을 증명했다. 약 8개월 간격을 두고 기준금리 상승이 경매물건 증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오는 15일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당장은 아니라도 한국의 금리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이후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역시 올라 가계부채 연체율이 높아진다면 은행에서 경매에 부치는 ‘신건’이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권의 연체된 여신에 대한 경매집행에 2개월, 첫 경매 진행일자가 잡히는 데 평균 6개월 15일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부터 경매물건이 서서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어 “물건은 적은데 주택 구입을 경매로 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은 현재 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진행건수가 늘어난다면 경쟁률 역시 소폭 내려갈 것이기에 이 때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이 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