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초대형 IB대전에 합류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11-29 18:10 수정일 2016-11-29 18:11 발행일 2016-11-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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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천억 증자…유상호 사장의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 꿈 이룰지 관심
-통합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 이어 3번째 4조원 클럽 합류
-신사업 진출하고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 기대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사진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전에 합류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전날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1조69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통합 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와 NH투자증권(4조5000억원)에 이어 3번째로 자기자본 4조원 클럽 가입을 예약하며, 2020년 목표인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확충의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선택한 이유는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의 인수전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셔 덩치를 급격히 늘릴 만한 인수합병(M&A)매물이 없는데다 증권업계의 덩치 키우기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발표한 이후 증권가에서는 자기자본 확충에 몰두하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어음을 발행할 수 있고 기업환전 등 외국환업무도 허용된다.

증권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얻기 위해 체격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9월만 해도 단순한 덩치 키우기는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부회장은 당시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채용설명회에 참가해 “외형만 늘리기 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급격한 외형 불리기가 사실상 필수불가결이 된 상황에서 실속도 찾아야 한다.

고민하던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선택한 것은 결합을 통한 시너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공적자금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우리은행 지분 4%를 낙찰 받았다.

기업금융부문에 특화된 우리은행과 IB의 명가로 불리는 한국투자증권이 연계하면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한 내년에는 한국금융지주가 57%의 지분을 보유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증자를 통한 새로운 금융사업, 카카오뱅크의 범국민적 네트워크, 우리은행의 전국적 판매채널 등 각 사가 보유한 서로 다른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이라며 “주요 사업분야에서의 시너지 극대화가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한국투자증권까지 포함해 4조원 클럽 회원사는 총 3곳이지만 내년 초까지 5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초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합병에 따라 탄생할 통합 KB증권의 자기자본이 3조9883억원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11일 삼성생명에 자사주를 매각해 자기자본을 3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들은 조만간 4조원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