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10명 중 6명, ‘나는 빈곤층’이라고 답해

김민주 기자
입력일 2016-11-29 10:44 수정일 2016-11-29 18:12 발행일 2016-11-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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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한국,고령화문제해결시급YONHAPNO-2159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6명은 자신을 빈곤층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노후가 되면 현재 중산층 10명 중 최대 6명은 실제 빈곤층이 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한 ‘2017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설문결과에 따르면 중산층 중 자신이 실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43.3%에 그쳤고, 56.5%는 자신이 빈곤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중산층의 이상적인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중산층의 이상적인 소득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 중산층은 월평균 511만원이라 응답했지만 이들의 실제 월평균 소득은 366만원에 불과했다. 자산 또한 중산층이라면 6억4000만원(순자산 기준)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보유한 자산은 1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또 은퇴 후 노후에는 실제로 상당수의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결과도 나왔다.

은퇴 후 예상 월 소득을 묻는 질문에 중산층의 37.5%가 100만원이 안 될 것으로 응답했다. 현재 부부기준 2인가구의 빈곤층 기준이 137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10명 중 4명 정도의 중산층이 노후에는 빈곤층이 된다는 얘기다.

노후 예상 월 소득을 빈곤층과 중산층의 경계에 해당하는 100~15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응답한 사람도 21.4%가 돼 이들까지 합치면 10명 중 최대 6명 가량의 중산층이 노후에는 빈곤층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노후 준비 또한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노후준비의 척도라 할 수 있는 3층연금(국민·퇴직·개인연금)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 46.5%에 불과해 절반 이상의 중산층이 제대로 노후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학 100세시대연구소 소장은 “현실과 이상의 벽 앞에서 많은 중산층이 스스로의 가치와 처지를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그들은 분명히 중산층”이라며 “은퇴 후에도 중산층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령과 소득수준에 맞는 맞춤형 노후준비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stella25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