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기 들어간 증권가…재편 가속화되나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11-17 16:26 수정일 2016-11-17 18:08 발행일 2016-11-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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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캐피탈 100% 자회사 편입으로 2조원대 진입
-M&A실패한 한투, 2000억어치 회사채 발행 결정
-내년에도 업계 구조개편은 가속화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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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연합)

증권가가 몸집 불리기에 바쁘다. 올해 증권가의 트렌드는 자기자본 확충이다. M&A와 채권 발행, 유상증자 등 방법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증권사 자기자본 기준 순위에 극심한 변동이 나타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6일 오후 메리츠금융지주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메리츠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을 현재 1조8000억원대에서 2조2000억원대로 확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9위(1조8251억원)였던 메리츠는 내년에 하나금융투자(1조9016억원)을 밀어내고 8위로 한계단 올라서게 된다.

한국금융지주도 같은날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의 자본확충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두번의 M&A에서 낙방한 뒤 자기자본 키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연말이 다가오며 증권가의 자기자본 레벨업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합병 마무리 절차를 진행중인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완료 후 자기자본이 6조7000억원이 된다. 이는 NH투자증권(4조5000억원)을 넘어 업계 1위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미 지난 7월에 5000억원대의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을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려놓은 상태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자사주 10.94%를 삼성생명에 2900억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자본이 3조8000억원대로 늘어난다. 자기자본 4조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된다.

증권가가 몸집 불리기에 몰두하는 것은 초대형 IB육성안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 발표한 초대형 IB육성방안을 보면 자기자본을 3조원, 4조원, 8조원 이상으로 구분해 자본 규모에 맞춰 차별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으면 기업신용공여 한도를 늘리고, 다자간 비상장주식을 매매 및 중개할 수 있다. 4조원 이상이면 어음을 발행하고 기업 환전 업무도 할 수 있다. 8조원을 넘으면 종합투자계좌(IMA)를 운용할 수 있다. 사실상 ‘덩치만 키우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 같은 대형화 및 업계 재편 트렌드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증권사 대형화는 현재진행형”이라며 “하이투자증권 매각 등 중소형 증권사의 구조개편도 지속될 것이며, 은행지주의 비은행 자회사 강화 차원에서 증권사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업계의 구조개편을 촉진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