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역전시대…“제약·바이오 지고 소재·조선 뜬다?”

최은화 기자
입력일 2016-11-10 15:38 수정일 2016-11-10 18:27 발행일 2016-1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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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시 끌었던 제약·바이오 거품 빠질 것
‘오바마케어’ 백지화에 전망 나쁘지 않다는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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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AP=연합)

유망업종으로 주목받아온 제약·바이오 시대가 가고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소재·조선이 잘 나가는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제일 잘 나가던 업종과 별 볼일 없던 업종이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일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거품이 다 빠지면서 원래 출발했던 자리로 되돌아갈 것”이며 “미국 오바마 재선 당시에 망가졌던 소재·조선은 트럼프 시대를 맞아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직권하게 될 앞으로 4년간은 기존과 반대되는 업종이 움직일 것으로 봐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종은 올해 유난히 난관이 많았다. 특히 지난 9월 터진 한미약품 사태는 업계 위축 우려를 양산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가 집계에 수치를 살펴보면 지난 8월12일부터 최근 60일간 가장 많이 떨어진 업종은 의약품 업종지수였다. 이날 기준 등락률은 -22.17%다.

하지만 이날 제약·바이오 종목은 일제히 오름세였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과 함께 트럼프가 ‘오바마케어’를 백지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분위기 반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케어’란 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주도하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을 의미한다. 개인과 기업의 자유 침해와 재정부담 가중을 이유로 갈등을 빚기도 했던 법이다.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 전망에 대해 ‘최고’는 아니지만 ‘최악’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견해도 나왔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부진했던 부분에 대한 반등이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전망도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며 “의료기업들에게 부정적이었던 ‘오바마케어’ 폐지 영향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소재·조선의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트럼프가 ‘인프라투자’와 ‘감세’를 핵심으로 내걸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업종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저평가 매력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련 원자재 물류 증가와 고정자산 투자 증가에 따른 산업재 수요가 늘 것”이라며 “트럼프가 5000억달러 이상의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은화 기자 acaci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