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인공지능 시대, 그래도 인간이 먼저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6-10-21 07:00 수정일 2016-10-21 08:19 발행일 2016-10-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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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최근 BMW가 5년 이내에 완전 무인자동차 출시를 발표했다. 구글과 테슬라와의 무인자동차 경쟁에 BMW가 전통 자동차 회사로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무인자동차 개발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기계에 목숨을 맡길 수 없다는 안전이 1차적 이유였고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인공지능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2차 이유였다. 하지만 이런 사회의 비판을 비웃기라도 하듯 관련 기술이 점점 개발되더니 이제는 시험 주행을 할 정도로 무인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왔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등장이 인류에게 반드시 득이 되는 건 아니다. 제조업 분야에 도입된 로봇은 인간이 하던 일을 빼앗았고 스마트기기로 보이는 인공지능의 능력은 인간의 사고까지 위협한다. 알파고와 이세돌 간의 바둑 대결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인공지능의 사고가 인간을 앞선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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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과소평가 되었다’ / 한스미디어 출판/ 1만6000원.(사진 제공=한스미디어 출판)

이런 분위기에서 신간 ‘인간은 과소평가 되었다’가 출시됐다.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 책은 인간의 잠재력에 집중한다.

기술이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로봇과 인공지능보다 더 잘하려는 대결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그런 부분은 인간이 질 것이 당연하다고 꼬집는다.

대결에 힘을 빼는 대신 인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본질적인 능력을 계발하고 그런 부분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 시사 경영잡지 ‘포츈’의 편집장 제프 콜빈이다.

‘포춘 글로벌 포럼’에서 매번 사회를 맡아왔으며 전국을 돌며 강연을 하고 있다. 

전작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에서 존경받는 저널리스트 중 한 사람인 저자는 책을 통해 경제적으로 가치있는 기술이 역사적 관점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그러면서 과거 노동자에게 필요했던 기술적이고 반복적인 분야는 더는 인간에게 필요 없다고 말한다.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 창조력, 사회적 민감성, 스토리텔링, 유머와 같은 정서적인 분야다. 이는 인공지능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영역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쌓아온 인간의 근본적인 능력이다.

실제로 클리블랜드 병원에서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 새로운 의료 기술을 도입하기보다 모든 의사와 직원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는다.

미군도 인간적인 상호작용을 키우는 훈련으로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이는 실제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도 인간 대 인간의 경험으로 대인관계 능력을 향상하게 시키는 쪽으로 커리큘럼을 정비했다. 모두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의 흐름과 역행하는 것이지만 그 효과는 실제로 증명되고 있다.

책은 11장으로 구성됐다. 1~2장에서는 인공지능의 등장이 가져올 위기와 기회를 진단하고 분석한다. 3장부터는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를 소개한다. 이 장에서 저자는 인간의 뇌가 본질적으로 어떤 임무를 수행했는지, 컴퓨터가 하는 영역과 구분되는 우리의 능력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여기서 언급하는 ‘우수성’은 조금 다른 개념이다. 과거엔 기계 같은 빠르고 완벽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요즘은 인간다운 면을 보이는 사람이 주목받고 우수한 결과를 달성한다. 뛰어난 사람이 되는 과정은 지식이나 기계적인 능력보다 인간의 본성에 더 가까이 다가갈 때 나타난다. 그 사례는 5장부터 소개된다. 저자는 고용주들이 직원의 공감 능력을 원하는 이유, 적군보다 성능이 뛰어난 전투기를 가진 미군이 패하는 이유 등 인간의 능력이 돋보이는 예시를 다양하게 소개하며 본인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1만 6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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