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신인상 후보 김시우 “올 한해 PGA 투어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6-10-06 16:58 수정일 2016-10-06 17:58 발행일 2016-10-06 99면
인쇄아이콘
김시우, 올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서 데뷔 첫 우승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출전 2년 만에 국내 무대 나서
김시우9번홀 드라이버 티샷
2015-2016 시즌 미국프로골프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김시우가 2년 만에 6일 경기도 용인시 인근 88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다.(싸진=KPGA)

“올 한해 PGA 투어를 뛰면서 값진 경험을 했다.”

올해 PGA투어 신인상 후보 김시우의 말이다.

김시우는 2015-2016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 마지막 대회였던 원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PGA 투어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특히 7일(미국시간) 발표되는 이번 시즌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신인상을 수상하게 되면 한국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PGA 투어 신인상 수상자를 탄생시킨다.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질문에 대해 김시우는 “바바솔 챔피언십이었다”면서 “당시 최경주 프로께서 많이 응원해 주셔다”고 말했다. 이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 역시 잊을 수 없는 순간 이었다”며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그동안의 고생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고 덧붙였다.

김시우는 PGA 투어에서 1승을 올리기까지 마음과 몸 고생이 많았다.

2012년 최연소 PGA 퀄리파잉스쿨를 통과한 그는 나이 제한으로 인해 곧바로 PGA 투어에 뛸 수 없었다. 그리고 2013년 중순 PGA 투어를 뛰기 시작했지만 시즌 막판인데다 투어 적응에 실패하며 다음 시즌 투어 시드를 잃었다.

그리고 지난해 PGA 웹닷컴 투어에서 힘겨운 투어 생활을 이어가며 절치부심했다. 당시에는 PGA 투어에 다시 올라오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에 대해 김시우는 “그냥 열심히 했다”고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 웃음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듯 보였다.

김시우는 한국선수로는 네 번째로 올 PGA 투어 가을 잔치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출전했다.

원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곧바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김시우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김시우는 “로리 매킬로이, 버바 왓슨 등 스타들이 자신에게 우승을 축하한다고 말해 정말 뿌듯했다”며 “플레이오프 4개 경기를 하는 동안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게 되어 정말 큰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음 시즌에 자신감을 가지게 했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계획에 대해 김시우는 “최소 25개에서 최고 30개 대회에 출전할 생각”이라면서 “이번 시즌엔 허겁지겁 대회에 출전해 힘들었지만 이제 우승으로 2년 동안 투어 카드를 확보했으니 여유 있게 일정을 잡아 경기에 몰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시즌엔 큰 대회에 1개밖에 나가지 못했지만 다음 시즌엔 큰 대회에도 맘 편히 출전할 수 있게 되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김시우와 함께 인터뷰를 한 최경주는 “시우(김시우)가 300야드를 넘나드는 티 샷 거리를 가지고 있어 PGA 투어에서 앞으로 큰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최경주는 “내년 프레지던츠컵에 시우와 함께 출전해 포섬, 포볼 경기에서 같은 조로 경기하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또 최경주는 자신은 PGA 2부 투어 생활을 해보지 않았지만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면서 “시우는 거기서 살아남았으니 잡초가 아니라 ‘썩다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가 말한 썩다리는 삭정이(산 나무에 붙은 채 말라 죽은 나뭇가지)를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최경주는 “썩다리는 뽑으려고 해도 안 뽑힌다”며 “그런 고생을 했으니 지금 우승도 하고, 참는 법도 아는 것”이라고 김시우의 근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김시우는 6일 경기도 용인시 인근 88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경기에서 2언더파 69타를 쳤다.

용인=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