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2연패 이경훈 “PGA투어에서 뛰는 것이 나의 꿈“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6-09-12 17:04 수정일 2016-09-12 17:05 발행일 2016-09-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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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한국오픈에서 2연패 달성한 이경훈
이경훈 인터뷰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2연패를 달성한 이경훈.(사진=KPGA)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에서 뛰는 것이 내 꿈이다.”

11일 충남 천안 인근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7년 만에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경훈(25)의 말이다.

올해 이경훈은 자신의 목표인 PGA 투어 무대 입성을 위해 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 도전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이경훈은 “의욕이 너무 앞섰다”면서 “낯선 환경과 투어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와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경기력은 물론이고 자신감마저 떨어져 샷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경훈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올 한해 값진 경험을 했다”면서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승을 할 있었던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경훈은 이번 대회가 열린 우정힐스 컨트리클럽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결국 같은 해 8월 우정힐스에서 열린 패자부활전에서 탈락한 9명의 선수들과 단 한명에게 주어지는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놓고 치열한 36홀 경기를 펼쳐야 했다. 그리고 결국 1타차로 1위에 올라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병역 혜택을 받은 덕분에 PGA 투어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키울 수 있었고, 작년 웹닷컴 투어에 뛰어들었지만 악전고투 끝에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우정힐스에서 열린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에 출전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웹닷컴 투어에서 다시 좌절의 쓴 맛을 보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2연패를 달성하며 자신감을 회복했고 PGA 투어 무대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재충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이 때문인지 이경훈은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은 제가 힘들 때 힘을 주는 기적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경훈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웹닷컴 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5위 안에 들어야 파이널 시리즈에 나갈 수 있었는데 1타차로 들지 못했다”며 “정말 아쉬운 마음이 컸고, 자신감도 떨어졌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경훈은 연습이든 코스에서든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올 시즌을 보내면서 내려놓으려고 노력했는데 아직은 다 매려놓지 못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코스에서 완벽하게 플레이하려던 욕심은 이제는 버렸다. 그래서 인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후배인 김시우가 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을 봤다는 이경훈은 “나이도 어린 선수가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우승을 차지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자신도 꼭 잘해서 우승을 차지해야 겠다는 각오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한 이경훈은 2012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나가시마 시게오 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고, 국내 무대 첫 우승은 작년 이 대회에서 우승이다.

2015년 혼마 투어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2승씩을 올리며 통산 4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경훈은 “이 대회에서 두 번째 3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기 위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년에도 도전하겠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