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리스트 리디아고 금메달보다 값진 사회공헌 눈길

이해린 기자
입력일 2016-08-21 15:47 수정일 2016-08-21 17:24 발행일 2016-08-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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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사회적기업 통해 한국 뉴질랜드 빈곤층 지원키로
<올림픽> 리디아고 강풍 속 맹활약<YONHAP NO-1028>
리디아고/연합뉴스
<올림픽> 리디아고 신중한 티샷<YONHAP NO-4979>
리디아고/연합뉴스

리우올림픽 골프 은메달리스트 리디아고(고려대)가 착한기업을 설립한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디아고는 한국과 뉴질랜드의 빈곤가정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100억원 이상을 출현키로 했다.

이같은 내용은 리디아고의 아버지인 고길홍씨(54)를 통해 전해졌다. 고씨는 그동안 리디아가 각종 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중심으로 수백만달러에서 최대 1000만달러(112억원) 규모의 공익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시사했다. 기금은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며 기금 운영방안과 법인 출범 시기는 전문가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대상은 한국과 뉴질랜드의 빈곤 가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리디아고는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주목받았다. 골프 꿈나무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장학금을 제공하고 골프를 가르치는 것은 물론 지난해 네팔 지진피해 구호성금으로 뉴질랜드 유니세프에 3만 달러를 전달하기도 했다.

리우올림픽에서 리디아가 뉴질랜드 대표로 뛴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국내 팬들에게 고씨는 오히려 양국 우호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는 유명 골퍼가 많지만, 뉴질랜드 LPGA 선수는 리디아밖에 없다”며 “뉴질랜드에서 골프 연습을 해서 정상급 선수가 됐는데 지금 와서 국적을 버릴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어 “리디아가 한국계인 줄 뉴질랜드 국민이 다 알기 때문에 양국 정상이 만날 때는 리디아 얘기로 회담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양국관계에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리디아 앞으로의 진로와 관련해서는 “대학 졸업 후 대학원에서 운동과 공부를 계속 병행할 생각이다. 골프는 30세에 끝내고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 출신인 고 씨는 리디아가 6살이던 2003년 뉴질랜드로 건너가 딸의 골프를 헌신적으로 뒷받침했다.

리디아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려 한다. 아버지는 내게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자주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민인 리디아는 21일(한국시간)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부 마지막 날 경기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해린 기자 le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