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 획득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6-08-21 01:58 수정일 2016-08-21 10:59 발행일 2016-08-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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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 이는 쾌거···‘골든 슬램’ 달성
리디아 고 은메달. 펑샨샨 동메달
<올림픽> 환호하는 박인비<YONHAP NO-0160>
박인비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 인근 올림픽 골프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마지막 날 4라운드 경기 18번 홀에서 금메달 파 퍼트를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돌아 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박인비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연합)

박인비(28)가 해냈다.

116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돌아 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여자골프랭킹 5위로 한국 골프 대표 선수 중 ‘맏 언니’ 박인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 인근 올림픽 골프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여자부 골프 마지막 날 4라운드 경기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박인비는 세계 여자 골프선수로써는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박인비는 이번 올림픽 우승으로 ‘골든 슬램’을 달성했다.

LPGA 투어 올 시즌 초 허리 부상으로 부진을 겪었던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 앞두고 왼손가락에 중수지수근골인대손상을 입어 투어를 중단하고 한국 집으로 돌아와 재활 치료와 체력 훈련을 병행했다. 물론 골프 클럽을 완전히 놓지 않았다.

특히 부상으로 인해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지난 달 초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 출전에 앞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2개월여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하지만 완전한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해 컷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를 두고 박인비가 과연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국가를 대표해 출전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박인비는 이날 전반 경기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이며 보였다. 샷이면 샷, 퍼트면 퍼트 완벽했고, 집중력까지 따라주면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2번 홀까지 파를 기록한 박인비는 3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3m 붙인 후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긴장감을 풀었다. 이어 4번 홀(파3)에서 티 샷을 홀 4m 거리에 올렸고, 5번 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홀 8m 거리의 각각 붙인 후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사이클 버디(파3, 파4, 파5 홀을 순서와 관계없이 연속 버디를 기록했을 때 사용하는 말)를 완성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8번 홀(파3)에서 샷의 정교함의 극치를 보여 준 티 샷이 홀 1m 앞에 떨어뜨린 후 버디를 잡아냈고,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리며 전반 경기를 끝냈다.

박인비는 후반 들어 10번 홀(파5)에서 티 샷이 페어웨이 왼쪽 해저드에 빠졌고 결국 보기를 범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13번 홀(파4)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보였다, 금메달 획득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버디였다. 또한 앞 조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던 중국의 펑샨샨이 맹추격전을 펼쳤지만 13번 홀에서 보기를 범해 타수 차는 5타 차가지 벌어졌다.

박인비는 14번 홀에서 티 샷이 그린 주위 벙커에 빠졌고, 2m 퍼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했다. 금메달 획득엔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그리고 15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m에 올렸고 우승을 자축하듯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박인비의 경기를 지켜보던 브라질 교민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금메달 획득을 확신하는 함성이었다.

박인비는 17번 홀(파3)에서 티 샷을 홀 오른쪽 3m에 올린 후 자신감 넘치는 퍼터 스트로크로 버디를 낚았다,

박인비는 18번 홀(파5)에서 안정적인 티 샷을 선택했다. 우드를 잡았고 페어웨이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두 번째 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세 번째 친 벙커 샷이 커 그린 너머 벙커로 들어갔다. 그리고 네 번째 벙커 샷을 홀 60cm에 붙여 파로 마무리하며 금메달 획득을 결정지었다.

박인비는 양팔을 하늘로 치켜 올리며 환호했다. 그리고 박인비는 가장 먼저 박세리 코치와 포웅하며 기뻐했다. 이어 김세영, 양희영, 전인지와 포웅했다. 박세리 코치는 포웅 하는 순간 눈시울을 적셨다.

박인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금메달 획득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출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서 후회없는 경기를 위해 철저히 준비했고, 그 보상을 받은 것 같다.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해 금메달을 획득해 더욱 기쁘다”고 덧붙였다.

세계랭킹 1위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와 펑샨샨은 은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승부는 18번 홀에서 결정됐다. 리디아 고는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은메달을, 펑샨샨은 10언더파 274타로 동메달을 각각 따냈다.

양희영은 8언더파 276타로 공동 4위, 전인지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 김세영은 1언더파 283타로 공동 25위를 차지하며 생애 처음으로 경험한 올림픽 무대를 마쳤다.

한편, 이번 올림픽 남자 경기에서 저스틴 로즈는 홀인원을 기록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리디아 고는 생애 첫 홀인원을 올림픽 무대에서 기록하고도 금메달 획득에 실패해 대조를 보였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