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구운책] 이런 남편 또 어디없나? '하나같이 다들 제멋대로'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6-08-05 07:00 수정일 2016-08-05 08:41 발행일 2016-08-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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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득 지음/동아시아 출간/ 1만3000원.(사진제공=동아시아)

‘본격남자망신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프리랜서 만화가인 저자가 8년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쓴 일기를 모은 에세이다.

‘하나같이 다들 제멋대로’의 내용은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당장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앞세워야 했던 부부의 사연과 아홉 살 난 아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각자의 일을 존중하며 철저히 가사를 분담했기에 권 작가는 엄마들이 주도하는 유치원 바비큐 모임이나 학부모 참관수업에도 참여하게 됐다.

아들이 챙겨온 가정통신문에 껴 있는 부모 직업 설문지란에는 ‘주부’라고 쓸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순간을 고백하기도 한다.

곳곳에서 배꼽 잡는 에피소드를 마치 만화 그리듯 조합한 글들은 페이지를 넘기기 아까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단순히 남녀평등 때문이 아니라 가족 안에서 아들, 딸, 사위, 며느리 등 주어진 역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기에 기꺼이 고무장갑을 낀 용기 있는 남자의 고백서가 더없이 반갑다. 1만3000원.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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