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망해가는 가게도 살리는 비법은? '장사의 神’ 김유진 '장사는 전략이다'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16-07-08 07:00 수정일 2016-07-08 08:31 발행일 2016-07-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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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물에 그 밥 팔아도… '콘셉트' 양념치면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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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 결과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수는 556만명이다. 경제활동인구 2695만 중 실업자를 제외하면 5명 중 한 명꼴로 자영업자인 셈이다. 최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IMF때보다 더 어렵다는 하소연이 높다. 수치상으로도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수는 8만 9000명으로 서울시 기준 개업하는 가게 10곳 중 6곳이 3년 안에 문을 닫고 있다. 그럼에도 빚을 내서라도 자영업을 하겠다는 사람은 늘고 있다.    

‘장사의 神’으로 불리는 김유진은 국내 최초의 외식업 매니저, 맛집 조련사, 푸드 칼럼니스트다. 15년간 컨설팅으로 성공시킨 레스토랑만 300곳이 넘고 300만명에 달하는 외식업계 종사자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왔다. 그의 책 ‘장사는 전략이다’는 계속되는 불황을 이기지 못하는 식당에 꼭 필요한 알짜배기 비법을 담았다.

 
장사는 전략이다
김유진 지음 /쌤앤파커스 출간 /1만 6000원 .(사진제공=쌤앤파커스)

◇ 다 망해도 혼자 살아남는 집의 비밀 

그의 강연에는 특별한 장사 전략과 노하우를 하나라도 더 배워가려는 예비 창업자, 외식업주, 자영업자들로 늘 붐빈다.

이 책에는 전국 유명 ‘맛집’ 사장님들과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초대박을 터뜨린 식당들이 배워간 성공 전략이 총망라돼 있다. 저자는 차별화된 장사 전략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뇌와 심리를 치밀하게 연구했다고 한다. 

그 연구 결과 “일요일은 쉽니다”라는 문구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겨울철에 식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손님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우리 집 앞을 무심코 지나가는 손님의 머릿속에 어떻게 하면 맥주 생각이 간절해지게 만들 수 있는지 등의 비법이 완성됐다.

예를 들면 이렇다. 50% 할인이벤트도 이유없이 하지 말고 고객에게 기대감을 주고 재미를 줄 수 있는 마케팅을 하라는 것이다.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이 비법들은 의외로 간단하다.

옆집에 비슷한 업종이 들어왔을 때 무턱대고 할인이벤트를 한다면 고객들 입장에서 분명 재료의 하자부터 의심하니 ‘구체적인 근거’를 들라는 것이다. ‘오픈 3주년 기념 50% 할인! 오늘부터 일주일’이라고 밝히면 손님도 즐겁게 동참한다. 책에서는 뻔한 메뉴에 재미를 더해 기대감을 주고 조개구이집에서 ‘펀(FUN) 마케팅’을 한 사례를 들며 대놓고 홍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대박나려면 사장 마인드부터 바꿔야

이 책의 장점은 철저히 사장의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되 그의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을 한다는 점이다. ‘당신은 혹시 사나운 개를 키우고 있지 않으신가요?’라는 섹션에서는 가게 매니지먼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한겨울에 ‘물회’라고 쓰인 간판을 보면 몸이 얼듯 설명을 붙여 가게 이미지를 바꾸길 권한다. 간판 갈이 가격 때문에 고민하는 사장들에게 동절기가 자그마치 150일이나 되는 점을 상기시킨다. 온라인에 떠 있는 비평이 있다면 내용을 검토하고 사실이라면 사과의 쪽지를 보내는 법도 제시한다. 감정으로 다가서면 백전백패.

오너로서 업무시간에 모범을 보여야 함은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직원들을 관리하고자 하면서 내 맘대로 일을 시키고 나 혼자 화내고 밥을 먹는 사장이라면 가게가 안되는 건 모두 ‘사장탓’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면 공휴일이 많거나 날씨가 나쁘거나 갑자기 메르스, 사스 등의 병이 돌아 매출에 적신호가 켜져도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사업은 자선 활동이 아니다. 가격이 착하면 주인이 죽어난다”는 지리로 오너들의 정신을 후려친다. 동시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상처를 보다듬는 등 책의 ‘밀당’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책 속에서 2층에 위치한 손칼국수 집에 귀띔한 조언은 무릎을 치게 만든다.

대한민국에서 2층에 입주한 사장들의 한숨은 이미 반쯤 사라진 기발한 아이디어다. 계단 한칸의 높이는 18cm. 오르는 짧은 시간에도 ‘200번 치댄 열정 반죽’, ‘모녀만 아는 육수의 비밀’, ‘2층까지 올라온 노고를 맛과 양으로 갚겠습니다’ 등 멘트를 채워 넣으면 매출은 분명 는다는 주장이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장사 전략

‘장사는 전략이다’는 ‘끌어당기기’ ‘차별화’ ‘호기심 유발하기’ ‘기본기’ ‘비주얼’ ‘내실 다지기’ ‘스토리텔링’ ‘확장’ 등 크게 8가지 장사 전략을 제시한다. 당장 오늘 저녁 장사부터 시도해볼 수 있는 단돈 1000원짜리 ‘신의 한 수’부터 5년 장사를 30년 가게 만드는 ‘궁극의 비법’까지, 김유진은 장사의 야전 사령관처럼 적재적소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일러준다 .

또한 이 책은 김유진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찍거나 수집한 영상들을 책 속 QR코드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의 내용과 동영상을 적절히 교차시켜 절로 아이디어가 샘솟게 만들었다. 책 속 브로마이드에는 다 망해가는 장사도 살려낸 김유진의 비기를 집약해 100가지 항목으로 요약했다. 요즘 세상에 널린 게 ‘맛집 ’이라지만 대박이 나는 장사도 따지고 보면 ‘콘셉트 ’이고, ‘수완’이다. 이것이 곧 전략인 것이다. 1만 6000원.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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