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헐리 3세, PGA 퀴큰 론스 내셔널서 생애 첫 우승···‘인간 승리’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입력일 2016-06-27 08:43 수정일 2016-06-27 17:50 발행일 2016-06-27 15면
인쇄아이콘
비제이 싱·어니 엘스, 노장 투혼 발휘 준우승과 단독 5위에 자리
빌리 할리 3세
빌리 헐리 3세가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 인근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코스에서 열린 2015-2016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퀴큰 론스 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 이 대회 주최자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로부터 우승트로피를 받은 후 환하게 미소 지으며 기뻐하고 있다.(AFP=연합)

빌리 헐리 3세(미국)가 2015-2016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퀴큰 론스 내셔널(총상금 690만 달러. 우승상금 124만 2000달러)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헐리 3세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 주 베데스다 인근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 블루코스(파71·756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경기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해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헐리 3세는 무명 중에서도 무명이었던 자신을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인생 역전’이란 것을 이렇게 만들어 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PGA 투어 104번째 대회 출전 만에 우승을 차지한 헐리 3세는 8년 동안 103개 대회에 출전 55개 대회에서 컷 탈락해 컷을 통과한 대회보다 많았다. 또한 톱10에 오른 대회는 7개 대회뿐이다.

이번 시즌 역시 11개 대회에 출전해 6개 대회 컷 탈락했고, 5개 대회에서 벌어드린 시즌 상금이 8만 707달러에 불과했던 헐리 3세가 이번 대회 우승상금으로 받은 상금은 124만 2000달러다.

특히 이 우승 상금은 헐리가 103개 대회에 출전 컷을 통과한 55개 대회에서 벌어 들린 총 상금 234만 1386달러의 반이 넘는 액수고, 자신이 가장 많이 벌었던 2014년 114만 5299달러보다도 많다.

또 지난 주까지만 해도 페덱스 컵 랭킹 198위였던 헐리 3세는 무려 120위가 상승해 70위에 자리하며 올 가을 잔치인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남은 메이저대회 디 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비록해 내년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2004년에 졸업한 헐리 3세는 2009년까지 해군 장교로 복무했는데 이 기간 중에 2006년 PGA 투어에 데뷔 6개 대회에 출전했고, 이후 2007년과 2010년에 1개 대회에 출전 했다. 그리고 2011년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 입문해 2012년부터 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헐리 3세는 2012년 AT&T 내셔널과 2014년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공동 4위를 차지한 것이 자신의 PGA 투어 최고 성적이다.

헐리 3세는 이날 경기 막판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15번 홀과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15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짧아 그린에 못 미쳤지만 홀까지 35야드를 남기고 친 칩 샷이 홀로 사라지며 버디를 잡아내는 최고의 샷을 선보였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헐리 3세는 16번 홀(파5)에서는 비교적 먼 거리인 9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발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헐리 3세는 특히 지난해 8월 경찰 출신인 아버지가 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으나 이날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노장들의 투혼도 빛났다.

53세 비제이 싱(피지)이 이날만 버디 7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14언더파 270타로 단독 2위에 자리했고, 47세 어니 엘스(남아공)는 역전 우승을 노렸지만 1타를 잃는 바람에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해 단독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안병훈(25)은 1언더파 283타를 쳐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함께 공동 44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