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수익률 1위에도 '찜찜'한 대박…실적과 동 떨어진 급등 종목 속출

김민주 기자
입력일 2016-06-15 15:30 수정일 2016-06-15 16:40 발행일 2016-06-15 8면
인쇄아이콘
영진약품, 올 들어서만 554.93% 급등하며 코스피시장서 수익률 1등
영진약품 호재로 꼽혔던 합병 기대 물거품에도 주가 '꼭대기'
수익률 TOP 10 중 성지건설·형지엘리트 등 절반이 적자기업
"급등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투자 주의"
코스피시장에서 영진약품이 올 들어서만 500% 이상 폭등하면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급등의 이유로 꼽혔던 합병 기대감이 물거품이 됐음에도 여전히 주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 절반 이상이 수익률 ‘톱 10’에 이름을 올리면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주가 움직임에 ‘투자 주의보’가 내렸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종가기준으로 영진약품의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554.93% 급등하며, 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당 4000원에 불과했던 영진약품은 불과 두 달 만에 최고 1만9200원으로 5배 이상 치솟았다.

영진약품은 동종업계 다른 회사와 소규모 합병을 결의했다는 소식에 본격적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에 지난 4월4일 7100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6월10일 2조66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한미약품, 유한양행의 뒤를 이어 제약업종 3위에 해당하는 시총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호재로 꼽혔던 합병계획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보고서가 두 번씩이나 퇴짜를 맞으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재 PER(주가수익비율)은 678배로 업종 평균 PER(49배)의 14배에 달한다.

성지건설도 최근 이상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올 들어서만 425.23% 뛰었다. 이 회사는 이상 급등세에 4월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었다. 성지건설은 지난달 20일 주가 급등의 이유에 대해 “최대주주 변경을 전제로 한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위한 실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일약품(256.31%)·형지엘리트(185.20%)·아티스(125.8%)·오리엔트바이오(119.23%)·필룩스(114.06%)·신풍제약(109.17%)·지에스인스트루(108.56%)·슈넬생명과학(101.87%) 등이 나란히 수익률 톱 10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그러나 이는 신약 개발, 신사업 투자 및 중국 진출 등의 막연한 기대감으로 인한 급등으로, 펀더멘털과는 동 떨어진 모습이다. 성지건설을 비롯해 형지엘리트·아티스·지에스인스트루·슈넬생명과학 등 5개 종목은 지속된 적자로 실적 부침에 시달려왔다.

한편 수익률 ‘톱 10’ 종목 가운데 영진약품·제일약품·오리엔트바이오·신풍제약·슈넬생명과학 등 제약·바이오주가 절반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실적과 무관한 주가 급등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데즈컴바인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종목은 단기간 급등락을 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민주 기자 stella25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