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우려에 상승하는 금값…투자해도 괜찮을까

유병철 기자
입력일 2016-06-14 16:11 수정일 2016-06-14 16:11 발행일 2016-06-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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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우려 불거지며 연일 급등세
-미국 금리인상 이슈 감안하면 조정 가능성 높아
-하반기 인도 힌두교 축제·연말수요에 4분기 반등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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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자료=COMEX(뉴욕상품거래소)

금이 이달 들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에 신규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금의 강세는 단기 현상이라 본다. 브렉시트를 위한 영국 국민투표(23일)까지는 상승하겠지만 이후에는 미국 금리인상이 금 강세를 붙잡을 것이라는 논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6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보다 0.9% 오른 128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8월물 가격도 0.9% 상승한 1286.90달러를 기록,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최근 1주일 사이 금펀드 10개 중 9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IBK골드마이닝펀드, 블랙록월드골드펀드, 신한BNPP골드펀드 등이 10%대의 수익을 냈다.

최근 금의 랠리는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브렉시트를 실현 가능성이 없는 ‘네온스완’(상식적으로 결코 일어나기 어려운 사건)으로 봤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발생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사건을 말하는 ‘블랙스완’ 정도로 가능성이 올라갔다.

최근 영국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측이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우려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최근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금값을 온스당 1400달러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만약 브렉시트가 실현된다면 금값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브렉시트가 처음 예상대로 단순한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 본다. 이를 감안하면 금값의 상승은 선거 이후 멈출 수 있다. 또한 곧바로 불거진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금의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9~12월 사이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9월 인상설에 무게가 실린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3분기에는 금값이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금값의 하락추세가 끝나가는 시기에 돌입했기 때문에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우며, 온스당 1150달러를 저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연말은 귀금속 수요가 증가하는 기간이다. 또한 인도가 금을 대거 사들일 수 있다.

강 연구원은 “계절적 수요 증가와 9~11월 인도 힌두교 축제 등을 감안하면 4분기에는 금값이 상승할 수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변수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135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