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맥킨지 ‘비밀펀드’ 스캔들, 남의 일이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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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 2016-06-07 16:13 수정일 2016-06-07 16:14 발행일 2016-06-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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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컨설팅회사인 맥킨지가 지난 30여년간 자산 95억달러(약 11조4000억원)규모의 ‘비밀펀드’를 운용해온 것이 드러나 스캔들로 번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맥킨지는 1985년부터 회사 내에 별도 투자조직(MIO)을 두고 전·현직 파트너의 자금을 굴려 왔으며 줄곧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부 운영은 물론 존재 자체도 숨겨졌다고 했다.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맥킨지가 얻은 정보를 비밀펀드 투자에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정보유용의 문제다. 둘째는 파트너들이 고객 기업에 이로운 내용을 조언하기보다 자신들의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의견을 제시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다.

맥킨지는 펄쩍 뛰며 반박했다. MIO는 컨설팅 부서와 철저히 분리돼 고객 기업이 어디인지 알지 못하며, 컨설턴트들도 MIO의 투자포트폴리오를 전혀 알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다. 이해상충의 소지가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지난 30년간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냈고, 특히 2014년 수익률이 14%로 다른 헤지펀드의 평균수익률 3%와 비교하면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맥킨지의 부적절한 돈벌이 논란은 국내 회계법인과 컨설팅업체들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고도의 전문가집단일수록 더 높은 도덕성과 엄격한 직업윤리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국내 유명 회계법인들은 최근에도 업무상 취득한 정보로 주식투자를 일삼던 회계사들이 무더기 제재를 받았고 부실감사, 고객 기업과의 유착 등으로 신뢰가 추락했다. 철저한 직업윤리와 내부 감시의 중요성을 거듭 깨닫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