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100%수작업으로 완성된 특별한 여행기 '내 손으로, 교토'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6-06-03 07:00 수정일 2016-06-03 07:00 발행일 2016-06-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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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교토’ 속 이미지. (사진 제공=레진코믹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웹툰 작가로 활동하는 이다(2da)가 직접 손으로 그리고 쓴 ‘내 손으로, 교토’를 출간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100% 수작업으로 완성됐다.

여행지는 일본 교토다. 작가는 다른 여행객처럼 교토를 대표하는 금각사를 방문하고 온천을 즐긴다. 일본의 음식들도 마음껏 맛본다. 과정은 같지만 결과물은 다르다.

똑같은 사진과 글로 이루어진 다른 여행기와 달리 책은 일본 구석구석을 그림으로 묘사한다. 그림 곁을 채우는 글도 작가가 직접 손으로 썼다. 그래서 익숙한 일본 교토의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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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교토’ /이다 지음/레진코믹스 출간(사진 제공=레진코믹스)

작가가 교토에 머문 기간은 12일이지만 이야기는 그 전부터 시작된다. 대부분 사람이 그렇듯 작가도 다가올 여행을 기대하며 설레는 준비 기간을 거친다.

같이 가는 친구와 일정을 맞추고 여행 물품을 싸고 숙소를 예약하는 등 일련의 과정은 작가의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책에 담겼다.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도 재미있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접한 환상의 스테이크 요리, 예상보다 추운 날씨 때문에 겪은 고생담 등도 상황에 맞는 그림으로 소개된다.

책의 또 다른 재미는 작가의 솔직함이다. 책에서 그는 카페 화장실에서 비데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볼일을 본 사연을 거침없이 말하고 일본인의 과도한 친절이 부담스럽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맛있는 식당의 음식은 반찬 하나까지 칭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맛이 그냥 그렇다’고 말한다. 자신의 일기장에 쓸 법한 개인적인 내용이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책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늘 좋은 것만 말하는 여행 책은 서점에 무수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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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교토’ 속 이미지. (사진 제공=레진코믹스)

작가는 현재 레진코믹스에서 일상을 여행하는 ‘이다의 작게 걷기’를 연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연재된 작품으로 가깝게는 서울 홍대, 멀리는 하동, 경주에 다녀온 일을 웹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글과 그림으로 말하는 구성은 웹툰과 책이 닮아있다. 깊이감은 책이 앞선다.

책은 교토라는 하나의 주제로 약 300쪽 분량의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일본을 묘사하는 글도 충분하다. 빽빽하게 들어찬 글을 보고 있으면 이를 전부 손으로 직접 쓴 작가의 노력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가격 1만 5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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