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東)부산 청약광풍에 서(西)부산 ‘반사이익’

박선옥 기자
입력일 2016-04-21 11:01 수정일 2016-04-21 16:51 발행일 2016-04-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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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류 '세계적 친환경 생태도시'<YONHAP NO-1219>
동부산의 비싼 분양가와 높은 청약경쟁을 피해 에코델타시티 조성, 도로망과 터널 착공 등 개발호재가 풍부한 서부산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서부산 대표 개발사업인 에코델타시티 조감도.(사진제공=K-water)

동(東)부산의 고분양가와 청약광풍 행진을 피해 서(西)부산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사하·사상·강서·북구를 통칭하는 서부산은 해운대로 대표되는 동부산에 비해 집값이 저렴하고 청약 경쟁도 덜해, 상대적으로 내 집 마련이 쉽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부산시가 서부산권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서부산행을 부추기고 있다.

서부산 개발은 지역 균형발전과 도시경쟁력 제고를 위해 부산시가 해결해야 할 최대 현안으로, 작년 ‘동·서부산권 연결도로망 사업’ 4개 노선 추진이 발표됐다. 지난 2월에는 20년 숙원사업인 만덕3터널이 착공에 들어갔고, 5조원 규모의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도 진행 중이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226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산 평균 1232만원보다 80.7%나 비싼 금액이다.

같은 기간 서부산지역은 △강서구 877만원 △북구 752만원 △사상구 962만원 △사하구 862만원에 머물렀다. 해운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하지만 가격 차이에도 오히려 고분양가인 해운대구는 작년 12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같은 기간 △강서구 8대 1 △북구 12대 1 △사상구 29대 1 △사하구 10대 1과 비교할 때 광풍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동부산이 전통적인 부산의 부촌으로 실수요가 탄탄한 데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계약률과 프리미엄이 예전보다 낮아지면서 고분양가에 대한 지적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또 개발호재는 많으면서 분양가는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당첨 확률은 높은 서부산지역으로 관심을 돌리는 수요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만 보더라도 2월 말 현재 서부산 4개구의 미분양 가구수는 445가구로 전년 동월(859가구) 대비 414가구 감소했다. 부산 전체 미분양이 1515가구에서 1217가구로 298가구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서부산의 감소세가 유독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대우건설이 이달 말 사하구 괴정동에서 분양 예정인 ‘괴정 어반 푸르지오’의 분양 관계자는 “분양광고가 아직 나가지도 않았는데 하루 평균 80통 이상 전화가 온다”며 “괴정동 거주민은 물론, 높은 분양가와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인근 지역 수요자들의 문의도 꽤 있다”고 말했다.

괴정동 A부동산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해운대 분양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분양가가 많이 오른 뒤 비교적 저렴한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특히 괴정동은 노후아파트가 대부분이라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선옥 기자 pso982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