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는 원유 사고 금 팔아라”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6-04-10 08:31 수정일 2016-04-10 16:54 발행일 2016-04-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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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유가 상승 및 금값 조정 예상…통화 완화에 따른 위험 자산 선호
계절성도 요인…미국 휴가철 원유 수요 증가 및 인도 결혼 비수기 금 수요 감소
국제유가 보합세
지난달 서울에 있는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자동차에 기름을 넣고 있다.(연합)

“6월까지는 원유를 사고 금은 파세요.”

금융투자업계가 2분기 원자재 투자 전략을 이같이 제시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기름값이 오르고 금값은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값, 1,200달러 상회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있는 금괴(연합)

최승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럴당 25달러대가 기름값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실해졌다”며 “17일(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산유국들이 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오름세다. 2월 배럴당 20달러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유가는 최근 배럴당 40달러대다.

최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세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을 보이자 달러는 약세다.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 전 세계적으로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강해진다.

이렇게 되면 금 선호도는 반대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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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에 비춰도 두 원자재 가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절적 수요에 비춰볼 때 2분기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나 금값은 조정 받을 것”이라며 “2분기 WTI 매수(Long), 금 매도(Short) 관점을 가질만 하다”고 조언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에서는 휴가철을 앞둔 2분기부터 원유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선 연구원은 “미국 휴가철을 앞두고 휘발유(gasoline)로의 정유 과정이 필요한 만큼 원유 수요가 2분기에 미리 들어온다”며 “3월부터 기름값이 올라 8~9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금값의 계절성은 인도에서 두드러진다. 인도는 전 세계 금 소비의 30%를 차지한다. 결혼식에 지참할 예물로 금이 쓰이기 때문이다. 선 연구원은 “3월 하순 홀리 축제와 10~11월 디왈리 축제 기간에 인도에서 결혼이 집중된다”며 “금 수입에 따른 시차 때문에 가격은 이보다 1~2개월 먼저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