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총선은 '덜 나쁜 사람'을 뽑는 선거?

김성욱 기자
입력일 2016-04-05 16:09 수정일 2016-04-05 16:34 발행일 2016-04-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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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앞으로 딱 일주일 남았다.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13일 실시된다.

올해는 총선에 나설 후보를 선정하는 각 당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시끄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시끄러움이 과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치인’들은 생각해봤을지 궁금하다.

일단 올해 총선 투표율은 과거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22일 만 19세 이상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63.9%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19대 총선보다 7%포인트, 18대 총선 때보다는 1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투표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대 미만 유권자의 경우 적극 투표 의사가 19대 총선(36.1%) 때보다 19.3%포인트 오른 55.4%, 30대 유권자 또한 19대 총선(47.1%) 대비 12.5%포인트 높아진 59.6%로 조사됐다.

알바천국이 조사한 20대 투표율은 더 높다. 알바천국이 지난 달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중 87%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높아지는 투표율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무리다.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한 대학생은 “처음 하는 것이고, 투표는 권리이기 때문에 하긴 할 것”이라며 “그러나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은 지금 당장 덜 나빠 보이는 사람을 뽑는 투표”라며 “어차피 국회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 질 것이기 때문에 현재 더 나쁘지 않아 보이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학생의 발언이 모든 젊은층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다수 젊은층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후보들의 유세를 보면 자신이 국회에 들어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보다도 타당(또는 타당 후보)이 무엇을 잘못했고, 그들이 당선되면 안 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젊은층이 ‘덜 나쁜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사전을 보면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라고 설명돼 있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한 입법기관. 민의를 받들어 법치 정치의 기초인 법률을 제정하며 행정부와 사법부를 감시하고 그 책임을 추궁하는 따위의 여러 가지 국가의 중요 사항을 의결하는 권한을 가진다’고 돼 있다.

국회의원이 되면 ‘국민의 대표’로 ‘민의’에 따라 ‘국가의 중요 사항’을 다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선거운동을 보면 국민들은 이런 일을 하겠다는 후보를 찾기 힘들다. 후보들 공약을 보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찾기 힘들다. 출마한 지역을 위해 무슨 일을 했고, 앞으로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내용이 더 많다(물론 이런 공약 자체도 국민들은 모른다). 국회의원 선거인지 지방의원 선거인지 헷갈린다.

제20대 국회는 ‘덜 나쁜 사람’이 있는 국회가 아닌, 진짜 ‘국회의원’이 있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김성욱 온라인뉴스부장 wscorpi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