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가 이끌 4차 산업혁명 어떻게 대비할 건가

사설
입력일 2016-03-14 15:37 수정일 2016-03-14 15:37 발행일 2016-03-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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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승부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 최고수가 AI에 밀린데 충격을 받고 있고, 매스컴들은 AI가 가져올 미래의 혁명적인 변화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나 승패는 중요치 않다. 미래에 인간이 AI에 지배당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은 더욱 무의미하다.

과학기술 진보의 성과인 AI가 이끌 앞으로의 4차 산업혁명이 그 본질이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산업 전반의 지능화를 뜻한다. AI는 앞으로 제조업은 물론 의료, 금융, 교육 등 전문서비스, 교통·물류 등 모든 산업의 일대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이때문에 AI 기술 자체로서 엄청난 시장을 창출할 전망이다. 2025년까지 AI 시장이 6조7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국내 AI개발의 현주소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분석에 따르면 우리 AI기술은 미국을 100으로 했을때 75 수준에 그쳤다. 일본(89.3)에 크게 뒤지고 중국(71.9)보다 약간 앞섰다. AI와 관련된 빅데이터, 기계학습 분야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AI는 미래 일자리의 변혁도 가져올 것이다. 특히 현재 직업 가운데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고급 전문인력을 급속도로 대체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향후 30년안에 전세계의 상당수 직업이 AI로 인해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책적인 시사점은 분명하다. 전통적 주력산업이 이미 쇠퇴하고 있는 상황에 AI 관련 시장에서 계속 처지면 우리 경제의 희망을 찾기 어렵게 된다. 그런데도 AI 연구개발 예산은 연간 300억원에 그칠 정도로 정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우리의 강점인 ICT 기술 마저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인적·물적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혀나가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