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준금리 동결, 경기부양 신호가 중요하다

사설
입력일 2016-03-10 15:09 수정일 2016-03-10 15:11 발행일 2016-03-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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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연 1.5%로 9개월 연속 동결했다. 금융시장의 예측 또한 이번 달의 동결을 점치기는 했지만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을 지원해야 한다는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결과다.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좀 더 추이를 지켜보자는 게 한은의 판단인 것 같다. 특히 오늘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를 시작으로 14∼15일의 일본중앙은행(BOJ) 회의, 15~16일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확인한 뒤 금리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CB와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큰데다, 우리가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시장에서 대규모로 빠져나가고 있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는 부작용을 우려한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4월, 또는 상반기중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인하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인하 요구는 여전히 높다. 사상 최장기간 동안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내수도 ‘소비절벽’의 침체를 벗어날 기미가 없다. 생산과 투자 부진, 이로 인한 고용 위축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한은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수출 감소세와 소비 등 내수 회복세 약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했다”면서 “대외 여건 등에 비추어 우리 경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꺼져가는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의 재정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보면 통화정책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 머뭇거리다가는 자칫 타이밍을 놓쳐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다. 통화정책 당국도 시장에 지속적으로 경기 부양의 의지를 강조하는 신호를 보내야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