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대졸초임 삭감, 반드시 관철돼야

사설
입력일 2016-03-01 14:50 수정일 2016-03-01 15:10 발행일 2016-03-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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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KB국민·KEB하나 등 시중은행들이 현재 연봉 5000만원 안팎인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깎는 등 고임금구조 수술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지나치게 많은 초임을 낮춰 절감한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확대해 심각한 청년실업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으로 구성된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올해 노사협상을 앞두고 초임 삭감과 호봉제 폐지,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의 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협의회는 지난달 초 회원사 대표자회의에서 이같은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은행들을 비롯한 우리 금융회사들의 과도한 임금에 대한 문제가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제경쟁력은 형편없으면서 예대(豫貸)마진과 수수료 챙기기의 우물안 영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곳이 국내 은행들이다. 과거 외환위기 때의 구조조정을 거친 이후 노조를 달래기 위해 금융권이 앞장서 임금인상을 주도했고, 대기업들까지 뒤따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 우리 금융·보험업종의 대졸 평균초임은 월 328만원으로 일본의 214만원에 비해 월등히 높고, 특히 시중은행과 일반 중소기업의 연봉은 무려 2500만원 정도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초임 연봉 3600만원 이상 기업은 초임을 깎아 그 재원으로 신규 채용을 확대하라”는 가이드라인까지 냈다. 노동시장 격차를 줄이고 청년실업 해소와 안정적 고용보장을 위해서는 초임 조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물론 금융노조는 초임 삭감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기득권 지키기다. 하지만 금융권과 다른 업종,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양극화가 고착되면서 고용시장의 인력 수요·공급이 심각하게 왜곡된 것이 현실이다. 금융권 초임 삭감이야말로 금융개혁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