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 이웃공동체의 따듯함이 만들어낸 기적, 마을공동체 곁애의 ‘동네방네 그림책’ 시리즈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6-02-26 07:00 수정일 2016-02-26 07:39 발행일 2016-02-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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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협동조합 곁애(愛) 출간, 봉사활동에 열심인 이명기의 ‘형제설비 보맨’
생선장사로 홀로 세 남매를 키운 엄마와 맏딸 소영이의 ‘소영이네 생선가게’
출장 파마에 나선 78세 왕언니의 ‘희희희 이용원’과 항동 철길 지키는 킁킁이 ‘철길을 걷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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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협동조합 ‘곁애(愛)’에서 출간한 ‘동네방네 그림책’ 시리즈 ‘소영이네 생선가게’(위 왼쪽부터), ‘철길을 걷는 아이’, ‘희희희 미용원’, ‘형제설비 보맨’.(사진제공=곁애)

봉사활동에 열심인 구로시장 형제설비 이명기 아저씨, 항동철길 간이역의 킁킁이 역장,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출장 파마에 나서는 78세 왕언니, 28년을 ‘소영이네 생선가게’를 지킨 엄마와 맏딸 소영이….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우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동네방네 그림책’ 시리즈가 출간됐다. 이는 2015년 서울시(행정자치부) 인증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문화예술협동조합 ‘곁애(愛)’가 인문학적 치유을 위한 문학테라피의 일환으로 출범한 시리즈다.

이번에 출간된 그림책은 ‘형제설비 보맨’(글 조하연 그림 카오리), ‘소영이네 생선가게’(글 조하연 그림 성두경), ‘희희희 미용원’(글 파프리카 클럽 그림 허회), ‘철길을 걷는 아이’(글·그림 김명호) 4종이다.

정겨운 아날로그, 그리운 추억, 푸근한 이웃공동체 등은 얼마 전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 속 시대나 쌍문동 골목에만 존재하는 정서가 아니다.

곁애가 출간한 그림책 속 주인공인 홀로 자녀 셋을 키운 생선가게 억척 엄마와 맏딸, 이제는 사라진 항동철길의 간이역을 지키는 가상의 강아지 역장 킁킁이, 마을 어르신들의 벽지와 보일러를 교체하느라 겨울이면 더 바쁜 아저씨, 세상 떠날 채비를 하는 친구들의 커트와 파마를 도맡은 미용원 대장 등은 우리가 살고 있는 2016년의 마을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박원순 시장과 이성 구로구청장이 서평을 쓴 이 그림책들은 마을 사람들의 늦은 꿈 실현과 재능기부로 완성됐다. 시인이기도 한 조하연 곁애 대표는 ‘형제설비 보맨’과 ‘소영이네 생선가게’의 글을 썼다.

‘형제설비 보맨’의 그림은 일본인 새댁 카오리가 맡았고 그림 작가가 되고 싶었던 78세 성두경씨는 ‘소영이네 생선가게’의 그림 작업에 참여하면서 꿈을 실현시켰다. 예비작가들의 모임인 ‘파프리카 클럽’은 ‘희희희 미용원’으로 출판 신고식을 치르며 꿈을 이루기도 했다.

조 대표는 “마을 젊은이들이 마을의 오래된 것들을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마을과 이웃 그리고 세대 간 소통을 이루고자 애썼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후 곁애는 일흔이 넘어 화가로서의 꿈을 이룬 ‘그림 그리는 할배’, 발달장애 청년이 마을 일꾼으로 성장한 과정을 그린 ‘초코칩쿠키와 광선이’ 등 따뜻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각권 1만 1000원.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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