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는 없애라. 심야 콜버스 허용이 말하는 것

사설
입력일 2016-02-23 15:03 수정일 2016-02-23 15:04 발행일 2016-02-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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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심야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택시·버스 면허업자들이 승합차(11인승 이상)나 버스(16인승 이상)로 심야콜버스를 영업할 수 있게 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콜버스 랩’이 작년 12월부터 서울 강남·서초구에서 전세버스의 무료 시범운행을 시작한데서 비롯된 불법 논란이 정리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네거티브 규제전환을 선언한 후 나온 첫 번째 가시적 조치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심야콜버스는 택시업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호응이 컸다. 신생 벤처기업이 혁신 서비스로 대중교통의 새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밤마다 벌어지는 택시잡기 전쟁을 완화시키고 교통비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따랐다. 서울연구원의 2014년 조사에서는 밤 12시부터 새벽 1시 사이 서울시내에 승객보다 택시가 약 5300대 부족한 것으로 나왔다. 심야콜버스는 이런 만성적 공급부족을 메우면서 택시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긍정 평가의 핵심이었다.

국토부는 심야콜버스 운행에 버스·택시 사업자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기존 운수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의 편의를 살리는 방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정부와 공무원들이 변화를 거부해도 시장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되어 있다. 20여년전 생수 시판 허용이 좋은 예다. 아무리 막았어도 깨끗하고 좋은 물을 먹겠다는 소비자들은 생수를 선택했고 오늘 날 생수는 생필품의 하나다. 시대가 바뀌면 규제도 바뀌어야 한다. 국민과 소비자들의 편의 앞에 억지 규제는 설 자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