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것은 이 뿐이 아니다. 4년간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건수가 연평균 1건 이하인 의원이 무려 53명이었다. 유권자들이 국회의원을 뽑는 이유는 나라 살림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법을 잘 만들고 잘못된 건 고쳐 달라는 데 있다. 선거철마다 무더기로 뿌려지는 의원들의 의정활동 보고서가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또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는지 그 배짱이 궁금하다.
19대 국회는 입법효율에서도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발의 법안은 1만5394건으로 사상 최대였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고작 6.9%(1066건)이었다. 시류에 편승한 포퓰리즘 법안이 판을 치고 입안 준비는 소홀히 한 채 너도 나도 생색내기, 재탕 법안을 쏟아낸 결과다.
지금 19대 국회의원들 대다수가 4월 총선에서 또 표를 달라며 민심에 매달릴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새로 꾸려질 20대 국회는 19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유권자들이 무능하고 부실한 국회의원들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그것이 국회도 살고 나라가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