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숙성 창업선도대학 ‘100억 매출 기업 나오기 시작했다’

김동홍 기자
입력일 2016-02-03 17:46 수정일 2016-02-03 17:46 발행일 2016-02-0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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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이공대, 세진하이테크 발굴
창업선도대학 사업에서 ‘100억 매출 기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창업선도대학 사업은 전국에서 창업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15개 대학을 선발하며 시작됐다. 벤처창업 활성화가 난국에 빠진 한국경제 해법으로 대두되면서 각종 창업지원 정책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창업선도대학과 같이 대학이 보유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한 ‘대학의 창업기지화’는 가속화 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올해도 753억 원으로 6개 대학을 추가 선발하고 전국 34개 대학에서 900여 명의 초기창업자를 선발, 지원할 예정이다.

창업선도대학의 확대와 함께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한 대학기술지주회사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창업 선진국들이 대학 자체 자원을 활용하여 기술사업화를 위한 전담조직으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였듯이, 우리나라 대학들도 최근 기술지주회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29일에도 서울과기대, 국민대, 광운대가 연합기술지주회사 설립 추진 협약서를 썼다. 현 추세라면 2017년까지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설립한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를 400여개 이상 설립하겠다던 정부의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초까지 선정된 34개 창업선도대학 중 전문대학은 2곳으로, 서울에 인덕대와 대구에 영남이공대이다. (전국 고등교육기관 중 일반대와 전문대가 법인 수(2014년 기준)에서 185개와 137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창업거점역할을 부여 받은 전문대가 상당수 부족한 상황이다.)

지방 전문대학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영남이공대 창업지원단이 발굴한 초기기업이 2015년 100억대 매출을 달성해 화제다. 100억대 매출을 달성하는 초기 기업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큰 수확으로, 경북 경산에 위치한 세진하이테크가 그 주인공이다.

세진하이테크(대표 오무열, 43세)는 2012년 설립된 조립 지그(JIG, 기계부품을 가공할 때 그 부품을 일정한 자리에 고정시켜 주기도 하는 보조 기구.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전문회사다.

자동차 협력업체들 가운데 몸체와 섀시 분야의 1차 협력업체 두 곳을 주 고객으로 하는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예비창업자지원사업에 선정돼 5천만 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조립 지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을 개발하여 고객사로부터 호응을 얻어 물량을 더 배정 받을 수 있었으며 특허출원도 했다고 한다.

1999년 입사해 창업 전까지 몸담았던 일지테크(주)에 메인 지그업체가 되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는 오 대표는 “창업과제에 이어 산학연과제도 영남이공대 창업지원단이 권유해 신청했는데, 참여가 결정됐다고 오늘 통보를 받았다”며 “이번에 하게 되는 과제가 성공한다면 지그업체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영남 이공대 교수와 오 대표가 진행하는 산학협력과제는 ‘레이저 스캔을 이용한 품질 검사’로, 소형 스캐너를 이용해 자동차 부품들의 부착유무와 좌표를 읽어내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고객사의 품질향상에 도움이 되기에 안정적인 물량 수주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오 대표는 “단순 조립 업체에서 기술전문회사로 발돋움 하는데 대학과의 협력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한다.

세진하이테크와 같은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발굴, 각종 지원제도를 통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창업선도대학의 임무라는 영남이공대 관계자는 “창업아이템사업화, 후속 성장지원과 같은 창업자 지원에서부터 대학생과 일반인 창업 강좌, 창업동아리 지원 및 창업경진대회와 같은 창업자 발굴 등 가짓수도 다양하다”며 창업선도대학 활동을 소개한다. 특히 지난 2014년 시작한 전국전문대학창업경진대회는 올해 세 번째 개최될 예정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 대학이 얼마나 많은 창업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냈는가를 대학평가에 주요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얻어가는 요즈음. 지역과 학벌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고 창업지원 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영남이공대의 분투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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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하이테크가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용 조립 지그. 사진제공=세진하이테크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