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즉문즉설, 법륜 스님이 말하는 '행복'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6-01-29 07:00 수정일 2016-01-29 07:00 발행일 2016-01-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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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의 신간 '행복'
책은 행복에 대한 깨달음을 여러 이야기로 전달해
나무의 마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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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묻고 바로 답하는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 스님이 새 책 ‘행복’으로 통쾌한 힐링메시지를 전한다. 책에서 스님은 ‘왜 내 삶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 ‘왜 세상은 이토록 불공평한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전한다.

스님은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깨달은 지식을 행복과 버무려 전달한다. 책이 전하는 내용은 스님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행복 안내서로 세상 사람들이 더욱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데 꼭 필요한 교훈이다.

“어떤 삶을 살고 있더라도 당신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다만 남의 불행 위에 내 행복을 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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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행복’ (사진 제공=나무의 마음 출판)

스님이 책 한 권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말은 분명하다. 좋은 말이지만 당장 행복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깨달음을 주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긴 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행복을 원하는 독자에겐 이 책을 권하기 어렵다. 대신 언젠가는 자신에게 찾아올 행복을 믿는 사람, 언제나 곁에 머물러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행복을 깨닫고 이를 지키려는 사람에겐 추천할 만한 책이다. 

스님이 책에서 전하는 것은 일상적이지만 오랜 여운을 주는 말들이다. 그 자체로 감동과 여운을 주는 깊이 있는 것들이다. 그 깨달음은 읽고 있던 책을 덮어도 한동안 지속된다.

책은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뉜다. 각 주제 안에는 스님이 일상에서 행복에 관해 정리한 짧은 단편 여러 개가 담겨있다.

그래서 독자는 큰 부담 없이 책을 꺼내 스님이 전하는 짧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이야기마다 스님이 드는 사례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행복’을 현실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스님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행복을 이야기할 때 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30대 직장인을 언급한다. 그 직장인은 결혼과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이에 대해 스님이 30년 전에 직접 포교당을 열고 운영했던 이야기를 하며 행복론을 펼친다.

처음엔 수강생 두 사람으로 시작했고 그중 한 명이 그만뒀다. 그런데도 스님은 그 한 사람을 대상으로 강의했고 나중엔 그가 지인을 불러모았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포교당을 운영할 수 있었다. 스님은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타협하지 않고 나아갈 때 행복이 온다고 말한다. 책은 이런 방법으로 독자에게 쉽고 재미있게 행복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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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교양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한 법륜 스님. (사진제공=SBS)

지금까지 스님이 내놓은 책은 주로 즉문즉설을 통해 질문자와 나눈 인생 상담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었다. 이번 책 ‘행복’은 조금 다르다. 스님은 한 가지 키워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지금까지는 수행 차원에서 개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책에선 행복한 삶으로 가는 개인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사회 곳곳에 깔린 문제점도 언급한다. 책은 특정 사안에 대해 에둘러 말하는 것을 최대한 줄이려 노력한다. 대신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개인과 사회가 가진 고민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주려 애쓴다.

책의 또 다른 볼거리는 좋은 글에 곁들여진 그림이다. 책에 들어간 삽화는 중앙대학교 한국회화학과를 졸업한 최승미가 그렸다. 그림들은 밝고 유쾌하다. 또 전통미도 가지고 있어 스님의 글과 아주 잘 어울린다. 따뜻한 색으로 채워진 그림은 이야기마다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 덕분에 독자는 자칫 따분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행복에 관한 글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나무의 마음 출판. 가격 1만 4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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