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시아판 실리콘밸리’ 벤처생태계가 관건

사설
입력일 2016-01-18 16:01 수정일 2016-01-18 16:16 발행일 2016-01-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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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판교에 국내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유치해 창업을 활성화하는 ‘아시아판 실리콘밸리’가 조성된다. 서울 상암은 가상현실(VR)·홀로그램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융복합 콘텐츠의 생산·수출기지로 육성된다. 미래창조과학부과 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 등은 어제 이같은 내용의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리 주력산업이 이미 중국의 추격 등으로 경쟁력의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벤처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은 정말 시급한 과제다. 또 역대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에 주안점을 두고 각종 지원에 나섰던 적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별로 성과로 이어진 것이 없다. 벤처들의 성장에너지로 우리 경제체질을 바꿀수 있는 벤처생태계를 만들어 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벤처의 강점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이다. 창업 과정에서 규제의 걸림돌은 많이 해소됐지만, 대다수 벤처들의 취약점이 자금과 마케팅이다. 하지만 지금도 창업기업에 담보를 요구하거나 영업실적을 가져오라면서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경우가 많다. 기업으로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장선점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한데 각종 인허가 절차에 걸려 창조적 제품을 먼저 시장에 내놓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벤처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벤처의 기술력과 아이디어, 대기업의 자금과 영업력이 함께 묶여야 한다. 대기업의 벤처 인수합병(M&A)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탄탄한 벤처가 M&A를 통해 거대기업의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제약에 가로막혀 있는 것은 굳이 설명할 것도 없다. 제대로 벤처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