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송승헌·유역비 커플을 있게 한 영화 원작 소설 '제3의 사랑' 국내 출간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6-01-15 07:00 수정일 2016-01-21 11:17 발행일 2016-01-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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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중국 베스트셀러 도서
사랑에 냉정한 여자 '츠우', 사랑 빼고 모든 걸 가진 남자 '임계졍'
책은 둘의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사랑을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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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3의 사랑’ (사진 제공=HSvision)

송승헌·유역비 커플을 있게 한 영화 ‘제3의 사랑’(第三種愛情) 원작 소설이 출간됐다. 동명소설은 인터넷 연재물로 시작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다.

책은 2007년 중국에서 처음 소개됐다. 이후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기 소설로 중국 드라마 ‘절애’로 제작돼 방영되기도 했다. 영화는 배우 정우성과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만든 이재한 감독이 연출을 맞았다. 책의 저자는 쯔유싱쩌우(自由行走), ‘자유로운 방랑자’라는 의미다.

‘제3의 사랑’은 사랑 앞에 냉철한 여자 ‘추우’와 사랑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가진 남자 ‘임계정’의 이야기다. 소설은 여주인공 추우가 자살을 시도한 여동생을 발견하며 시작된다. 그 원인은 직장 본부장 임계정을 향한 짝사랑이다.

평소 인생에 사랑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추우는 동생을 호통치고 급기야 본부장을 직접 찾아가 화를 낸다. 하지만 임계정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다. 추우는 회사의 본부장이자 기업의 경영 승계자이기도 한 임계정에게 별다른 항의를 하지 못 하고 돌아선다.

동생의 문제로 시작된 둘의 만남은 그 이후로도 계속된다. ‘이 남자 정말 마약 같다’는 책의 소제목처럼 추우는 결정적 순간에 나타나는 임계정에게 호감을 느끼고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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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3의 사랑’ (사진 제공=HSvision)

평범한 여자와 완벽한 남자의 사랑은 익숙한 소재다. 바로 이 익숙함이 책 쉽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책은 추우의 시선을 따라 흐른다. 독자는 그녀가 남자에게 느끼는 감정 변화를 같이 느끼게 된다. 그 감정은 의심에서 호감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변한다.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 설정이지만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는 아니다. 추우는 자존심 세고 똑똑한 변호사다. 여주인공은 평범한 서민 여성을 대변하지도 않는다. 임계정은 기업 승계를 위해선 정략결혼까지 마다치 않는 인물이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기엔 자신이 가진 것이 더 소중하다. 소설에선 이러한 둘의 감정선이 지극히 현실적으로 묘사된다. 익숙한 설정의 로맨스소설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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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사랑’ (사진 제공=북폴리오 출판)

추우는 사랑에는 두 종류가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중 하나는 보는 이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하는 드라마 속 낭만적인 사랑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이다. 이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사랑이다. 추우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은 이 두 가지 밖에 없다고 단정한다.

추우의 사랑에 대한 정의와는 다르게 책의 제목은 ‘세 번째 사랑’이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세 번째 사랑은 추우가 임계정과 나누는 사랑이다.

세 번째 사랑은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소용돌이친다. 둘의 애달픈 이야기는 독자의 깊은 공감을 끌어내고 각자 발견하지 못한 세 번째 사랑에 대해 상상하고 기대하게 만든다.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명 영화는 지난해 9월 25일 중국에 개봉했고 올해는 한국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중 대표 한류 스타 출연에 개봉 첫날부터 200만 위안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제3의 사랑’의 가장 큰 매력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추우의 심리묘사다. 아쉽게도 소설이 영화로 바뀌면서 이 부분이 많이 줄었다. 대신 영화는 두 남녀의 드라마적 요소에 집중한다. 2시간 이내에 500쪽 가까이 되는 분량을 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다.

가볍게 보기엔 영화가 좋지만 주인공의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여운을 즐기기엔 책이 더 효과적이다. 소설에 빠져 읽다 보면 500쪽도 짧게 느껴진다. 책은 독자에게 여운이 긴 사랑과 겨울 밤을 선물한다. 북폴리오 출판. 가격 1만 40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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