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금융] 예고된 금융산업 판도변화…은행 입지 크게 줄어든다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2-31 13:34 수정일 2015-12-31 17:09 발행일 2015-12-31 6면
인쇄아이콘
맥킨지, 2025년까지 은행 매출·수익 급감 '경고'
그동안 금융산업에는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기 어려웠다. 금융당국은 이미 업권의 회사들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새로운 금융회사 설립 허용에 소극적이었다. 금융산업에 뛰어들려면 기존 영업 라이센스를 가진 금융사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을 때 사들이는 방법 뿐이었다. 이마저도 금융당국의 우려에 무산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핀테크로 인해 상황은 급변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금융권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며 혁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로부터 받지 못했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페이 등 지급결제 관련 신규 핀테크기업들이 잇달아 출현하면서 지급결제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P2P 대출투자중개업체인 렌딩클럽의 경우 은행 영역인 대출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3년 만에 은행도 설립된다. 금융, 쇼핑, 생활 등 다방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내년 하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물론 기존 금융사 입장에서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이미 성장세가 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은 ‘먹고 살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들의 부진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는 글로벌 뱅킹 연차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 내 은행업 매출 및 수익의 대폭 하락을 경고했다. 핀테크 기업과 은행간 경쟁이 가열되고, 특히 고객과의 관계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핀테크 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앞세워 더 낮은 가격과 직관적이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유인하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핀테크 기업으로부터의 경쟁이 가장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 소비자금융, 지급결제, 중기대출, 자산관리, 주택담보대출 순으로 예측했다. 주로 진입이 쉽고 기술 우위를 활용할 수 있는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은행의 수익을 잠식할 것이란 예상이다.

맥킨지는 오는 2025년까지 소비자금융에서만 은행 매출의 40%, 수익의 60%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가격 경쟁이 치열한 중소기업대출, 자산관리 등에서 10~35%의 매출 및 수익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제목 없음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