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졸청년 4명중 1명 ‘니트’족, 암담한 현실

사설
입력일 2015-12-27 15:43 수정일 2015-12-27 15:44 발행일 2015-12-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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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5~29세 청년 대졸자 4명중 1명은 취업포기 상태인 ‘니트’(NEET)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니트족은 어느 곳에도 고용돼 있지 않고 교육·훈련도 받지 않는 무업자(無業者)를 말한다. 대졸 니트족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번째로 높았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OECD 주요국가 청년 NEET의 특징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한국 대졸 청년의 니트족 비중이 24.4%로 그리스, 터키 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OECD 평균(12.9%)보다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고학력 니트족이 특히 많은 것은, 이들이 일할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기 보다는 ‘공시족’(공무원시험 준비생) 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계속 기다리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득이 없는 니트족 증가는 소비 능력 감퇴와 잠재성장력 저하로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고용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실업자 증가가 빈곤의 대물림, 중산층 붕괴로 이어져 이미 사회불안까지 유발하는 양상이다. 최근의 ‘헬조선’이니 ‘금수저, 흙수저’니 하는 병리적 현상이 그것이다.

결국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어 이들을 고용시장으로 흡수하는 것 말고 달리 뾰족한 대책이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에서 추진중인 직업교육이나 취업역량 강화, 창업지원 등을 위한 프로그램 등이 여전히 체계적이지 못하고 체감 효과가 낮은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학력 과잉 상태에서 청년들의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 대학의 진로교육 강화,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