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자영업자대출에 열 올린 금융사들, 중금리대출엔 소홀?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2-22 17:44 수정일 2015-12-22 18:46 발행일 2015-12-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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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 자영업자대출  519조5000억원
전체 대출 중 중금리 비중 5.1%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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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들이 서민들의 이용이 많은 중금리대출에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은행에 부착된 담보대출 안내문.(연합)

금융기관들이 개인사업자대출(자영업자대출)에 열을 올린 반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금리대출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영업자대출이 급증하면서 부실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많은 서민들은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만 했다. 

22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대출 규모는 지난 6월말 519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중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중복 보유(중복대출)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전체의 63.6%인 330조5000억원(차주 수 100만8000명, 39.9%), 기업대출만 보유한 경우(순 기업대출)는 11.6%인 60조1000억원(25만2000명, 10.0%), 가계대출만 보유한 경우(순 가계대출)는 24.8%인 128조9000억원(126만7000명, 50.1%)에 달했다.

기관별 자영업자 대출은 은행이 67.4%, 비은행금융기관이 32.6%를 차지했다.

대출 유형별로는 가계·기업 중복대출과 순 기업대출은 은행 비중이 각각 72.9%, 90.6%로 높았다. 반면 순 가계대출은 비은행금융기관 비중이 57.4%로 높았다.

대출유형별·신용등급별로 보면 중복대출 차주는 중·고신용, 순 기업대출 차주는 대부분 고신용인데 반해 순 가계대출 차주는 상대적으로 중·저신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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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체 대출 중 중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3분기 말 금융기관의 금리구간별 신용대출 비중은 5% 미만이 42.0%(73조9000억원), 5~10%는 24.9%(43조8000억원), 15% 이상은 28.0%(49조3000억원)였다.

그러나 중금리 구간인 10~15%는 5.1%(9조1000억원)에 불과했다.

또한 신용등급간 평균 대출금리 격차는 2.5%포인트 내외였지만, 중신용대인 5→6등급 구간에서는 5.9%포인트(11.9%→17.8%)로 크게 확대돼 차이가 났다. 이는 6등급부터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대부업 이용 차주 비중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은행들이 중·저 신용 차주에 대한 충분한 신용분석 역량을 갖추지 못해 금리 산정 및 리스크 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그동안 담보위주의 대출취급 행태를 유지해온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