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만연해진 금융권…관피아 척결 '없던일로'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2-20 16:04 수정일 2015-12-20 16:46 발행일 2015-12-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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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I서울보증·금융보안원, 금감원 인사 내정
금융권 "일부 기관 자리, 당국 복리후생으로 전락"
최종구

관료 출신 인사들이 금융기관 수장 자리에 앉고 있다. 이에 정부가 관피아(관료+마피아)척결을 공표한 이후에도 낙하산 인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의 차기 사장에 최종구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사진)이 내정됐다. 그러나 현재 선임절차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는 행정고시 25회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과 국제업무관리관을 맡은 바 있다. 지난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차기 금융보안원장에는 허창언 전 금감원 보험담당 부원장보가 내정됐다.

허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보험감독국 총괄팀·경영지도팀·특수보험팀장, 보험검사국 상시감시·검사팀장 및 보험감독국장 등을 지낸 보험전문가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회사가 설립된지 1년이 채 안됐기 때문에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두고 뽑았다”며 “금감원 직원들로부터 신임이 두텁고 리더 자질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평가된 만큼 조직을 잘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이달 초 정지원 전 금융위 상임위원은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조영제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금융연수원장 자리에 앉았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관피아 척결 방침이 도루묵 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다시 전문가가 아닌 인물들이 내려와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피아 척결 이슈가 결국 없던 일이 됐다”며 “일부 기관의 수장 자리는 당국 임원들의 복리후생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태 이후 지난해 4월 박근혜 대통령은 관료사회의 적폐를 드러내겠다며 관피아 척결을 공표했다. 이후 생명보험협회에는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이, 손해보험협회에는 장남식 전 LIG손해보험 사장이,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은행연합회장에 앉았다. 올초에는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당연시 되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는 금융권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