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한은, 기준금리 언제 올릴까?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2-17 08:57 수정일 2015-12-17 18:51 발행일 2015-12-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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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가계-기업부채 부담과 내수 부진 등으로 고심
-내년 하반기 이후 점진 인상 유력
-경기 급냉할 경우 오히려 추가 금리인하 전망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선회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시장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과 국내 경제의 회복세를 주시하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결국 미국을 따라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기준금리의 인상 시기를 가급적 늦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기대 심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금리 인상의 속도도 완만할 것이기 때문에 대응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0일 금통위를 마친 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금리를 올리면 자칫 국내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세계적인 교역 위축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 국내 소비가 얼마나 회복될지 불투명하다.

또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채가 많은 가계와 기업은 부담이 커진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하반기 이후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부진과 저물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경제가 단기간에 안정적인 회복세에 올라서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또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충격 등 부작용을 줄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이정훈 선임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미국 금리 인상기의 국내 금리정책 변화’ 보고서를 보면 199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의 정책금리 변화가 시작된 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같은 방향으로 조정하는데 평균 9.7개월이 걸렸다.

특히 2004년 7월 시작한 미국의 금리 인상기를 보면 금리 조정 시차가 15개월이나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내년에 기준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년에 국내 경기가 크게 악화될 경우 추가로 금리인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