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성과주의 도입 '시동'…노조 반발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2-16 16:27 수정일 2015-12-16 17:41 발행일 2015-12-16 6면
인쇄아이콘
국민은행 "호봉제 손질·집단평가→개인평가 전환" 제안
은행들, 성과주의 도입안 검토중
노조 "현실성 없는 방안" 결사반대
noname01ㅁㅁㅁㅁ
지난달 23일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성과주의 임금체계 개편 저지 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연합)

은행들이 성과주의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봉제 대신 성과제를 도입하고, 성과평가를 집단별이 아닌 개인별로 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은행 노동조합들은 강력 맞설 태세다. 현실에 맞지 않는 방안인 데다, 도입시 직원의 사기저하 등 폐해가 만만치 않다고 사기저하가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KB국민은행 노사는 단체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자리에서 국민은행은 호봉제를 손보자고 제안했다. 또 성과평가를 집단평가에서 개인평가로 손질하자고 제시했다. 현재 집단평가로는 고성과자에 무임승차하는 저성과자를 가려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은행들도 성과주의 도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 단체협상을 위해 노사간 상견례를 마친 씨티은행은 조만간 성과주의 도입안을 노조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노조는 정부가 적극 주도한 사안인 만큼 사측에서 제안하는 성과주의 도입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도 조만간 노조에 직원 임금체제 개편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 은행들은 단체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당국에서 성과주의 관련 가이드라인이 내려오면 도입을 위해 나설 계획이며, 하나은행도 성과급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C은행은 성과주의 확산을 위해 올해 대졸 공채 신입행원에 100% 연봉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노조들은 방어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성과주의 도입 방안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비치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개인평가를 도입하자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진행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빠른 업무 처리를 위해 지점의 모든 직원들은 각자 맡은 업무뿐만 아니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기존 호봉제를 바꾸면 직원 복지의 후퇴가 불가피해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임금체계 개편을 막을 수 없을 거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금융개혁이라는 점에서 호봉제를 수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사측은 노조와 직원들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제안을 검토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