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철수 탈당, 野 분열과 민생의 위기

사설
입력일 2015-12-13 16:32 수정일 2015-12-13 17:00 발행일 2015-12-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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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결국 두쪽으로 갈라졌다. ‘혁신 전당대회’ 수용 여부를 놓고 문재인 대표와 끝없이 반목해온 안철수 의원이 어제 자신이 공동창업했던 새정연을 버리고 탈당 선언을 했다. 안 의원은 “혁신 요구가 배척당해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며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 분열의 본질이 ‘친노’와 옛 민주계인 ‘비노’간 치킨게임 양상의 권력싸움에 있음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할 지경이다. 이러고서 제1 야당이 무슨 수권(受權)정당의 자격이 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새정연이 그동안 보인 분열상과 무능한 리더십은 정당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기보다 오히려 더 키우기만 했다. 앞으로 비주류와 호남 의원들 중심으로 연쇄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국민 여망인지는 의문이다.

야당이 정권교체를 말하려면 건전한 대안 정당으로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합리적 비판과 견제로 정부·여당의 독주와 일방통행식 국정에 제동을 거는 것이 의무로, 국정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 야당이 집안 싸움에 그치지 않고 끝내 분당(分黨)사태로 치닫는 것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작태에 다름아니다.

문제는 이런 야당 때문에 민생이 다시 실종되고 말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당장 국회의 마비가 우려된다. 임시국회에서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개혁 법안,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처리가 발등의 불인데, 야당이 급속한 분열과 내년 총선을 앞둔 이합집산의 블랙홀로 빠져들면서 여·야간 제대로된 협상은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결국 입법 공백이 불가피해지고 민생과 경제를 살릴 개혁의 희망은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정말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