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빛바랜 무역의 날, 中·日 ‘샌드백’신세 한국

사설
입력일 2015-12-07 15:59 수정일 2015-12-07 16:54 발행일 2015-12-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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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52번째 ‘무역의 날’ 기념식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어려운 여건에서 고생한 무역인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이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 우울한 분위기였다. 연초부터 수출과 수입이 줄곧 추락한 탓이다. 지난 2011년부터 우리나라는 4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넘겼지만 올해는 1조달러 달성이 불가능해졌다.

11월까지 수출 4846만4200만달러, 수입 4014만2300만달러로 무역규모는 8860만65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이 7.3%, 수입은 16.7%나 줄었다.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세계 수출순위 6위에 오른 것은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원유 등 원자재 시세 급락, 주요 시장의 경기부진과 국제교역 위축에 따른 불가항력의 무역감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세계 경제의 저성장과 중국 경기불안 등으로 여건은 계속 나쁠 것이라는 점이 큰 문제다. 게다가 우리가 중국과 일본에 대해 그동안 누려온 비교우위마저 상실할 위기다. 전경련이 30개 업종 단체를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이미 중국에 기술력이 추월당했거나 3년내 뒤질 것이라고 응답한 곳이 79%였고 가격경쟁력에서 일본과 비슷하거나 열세라고 응답한 곳도 70%나 됐다. 중국과 일본에 기술·가격경쟁력 모두 밀리는 ‘샌드백’ 신세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 수출의 암울한 상황이다. 특단의 대응책이 요구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기념식에 참석해 수출시장·품목 다변화,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역량 강화, 제조업 혁신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에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보다 창조적이고 장기적인 주력산업 개편 정책, 수출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마음껏 뛸수 있는 규제철폐, 기업 연구개발 지원 등이 시급하다.